주말 늦은 밤 영화 Imitation game 을 보고 왔습니다

이 영화는 컴퓨터의 창시자라고 알려진 수학자 알렌튜링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로 제 2차세계대전때의 true story 를 영화화 한것이었습니다

셜록 홈즈로 잘 알려진 영국영화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Benedict Cumberbatch)

가 앨런 튜링역을 맡았고 같은 팀의 여성수학자인 존 클락역은 

키이라 나이틀리 (Keira Knightley) 가 맡아 같이 출연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풀기 어려운 독일암호를 풀기위해 전담반이 구성되었고

풀기가 불가능하다는 독일군암호 이니그마를 풀기위해 앨런 튜링은 

초기에 수학적계산을 할수있는 기계를 발명하게되는데 사람들은 튜링머신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실제로 암호해독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구하게 되었다라고 하는데요

영화를 보면서 영화의 내용보다 앨런 튜링의 삶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사실적인 이야기다보니 내용이 그의 삶의 한 부분이기는 하지만요


앨랜 튜링은  동성애자였다고 합니다

종전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키다가 동성애사실이 밝혀지며

경찰에 체포되어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때 당시 동성애는 사회적으로 매장까지 

당해야 하는 절대적인 범죄이었습니다



체포된 후 감옥과 화학적거세중 선택을 해야했던 이 천재수학자는

튜링머신의 계속적인 연구를 위해 거세를 선택했고 1년간 에스트로겐 주사를 

맞았다고 합니다  외로움과 약물에 의한 후유증으로 정신적인 파괴를 겪던 천재 수학자는

1954년 어느날 죽은 채로 발견되었고 그의 옆에는 독극물이 들어었는 먹다남은 사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시대를 잘못 태어난 불행한 천재의 죽음에 가슴이 살짝 아렸습니다

2013년 영국여왕 엘리자베스는 종성애로 유죄를 받았던 앨런튜링을 사면 복권시겼습니다

그리고 튜링머신이라고 부르던 기계는 훗날 사람들에 의해 컴퓨터라고 불려지게 되었다네요






애플사의 로고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고안한 이 사과를 두고

이것은 뉴턴의 사과였다든지 바이트라고 하는 컴퓨터용량의

운유적인 표현으로 베어먹은 모양의 사과를 생각했다던지 

많은 의견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앨런 튜링의 비참한 죽음을 

추모하는 의미로 먹다말은 사과를 고안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앨런 역의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매력에 흠뻑 빠지며 즐거운 영화 한편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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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밀란 쿤데라가 1984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1부에서 7부까지로 되어있는 중에 두번씩이나 소제목으로 붙인 

가벼움과 무거움 그리고 영혼과 육체는 소설 전체에 흐르는 중심 내용이다



"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트렸다

.........영원한 회귀가 주장하는 바는 인생이란 한번 사라지면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 낱 그림자 같은 것이고 ,그래서 

산다는것에는 아무런 무게도 없고 우리는 처움부터 죽은것과 다름없어서

삶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 잔혹함과 아름다움과 찬란함조차도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부 가벼움과 무거움 1장 중에서


"어느쪽 결정이 좋을지 확인 할길도 없다

모든것이 일순간, 난생처음으로, 준비도 없이 닥친것이다

마치 한번도 리허설을 하지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그렇기에 삶은 항상 밑그림 같은것이다

밑그림은 항상 무엇인가에 대한 초안 한 작품의 준비작업인데 반해

우리 인생이라는 밑그림은 완성작없는 초안, 무용한 밑그림이다

토마시는 독일속담을 되뇌였다

einmal ist keinmal.

한번은 중요하지 않다

한번뿐인것은 전혀 없었던것과 같다

한번만 산다는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것과 마찬가지이다"

1부 중에서 2장


"인간의 삶이란 오직 한번뿐이며,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딱 한번만 결정을 내릴수 있기때문에 과연 어떤것이 좋은 결정이고

어떤것이 나쁜 결정인지 결코 확인 할수 없을것이다

여러가지 결정을 비교할수 있도록 두번째, 세번째, 혹은 네번째

인생이 우리에게 주어지진 않는다

5부 가벼움과 무거움중에서 343page


Einmal ist keinmal

한번은 중요하지 않다

한번이면 그것으로 영원히 끝이다

유럽역사와 마찬가지로 보헤미아역사도 두번 다시 반복되지 않을것이다

보헤미아 역사와 유럽역사는 인류의 치명적 체험부재가 그려낸 두 밑그림이다

역사란 개인의 삶만큼이나 가벼운,

참을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깃털처럼 가벼운,

바람에 날리는 먼지처럼 가벼운 

내일이면 사라질 그 무엇처럼 가벼운 것이다 

5부중에서 344page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토마시와 테레자의 사랑이야기속에

밀란 쿤데라의 역사적인 사건의 경험과 철학이 녹아 있는 소설이다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제목이 달린 1부 첫줄에서 

쿤데라는 니체의 영원회귀에 대해 언급하는걸로 소설을 시작한다

..가장 무거운 짐이 영원회귀라는 니체의 주장과는 달리 

 반복되지 않는 삶, 일회적으로 사라지는 개인들의 삶은 

얼마나 가벼운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인지를 말해준다


몇년전 책을 읽은 후에 체코 프라하에 여행을 가게 되었었다

피로 얼룩졌다는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던 바츨라프광장에서

나는 체코의 역사에 대해 생각하기 보다는 

프라하의 봄을 겪은 한 소설가 밀란 쿤데라를 먼저 떠올렸다

그리고 그의 소설처럼 생각했다

연습없이 지나가는 나의 삶들에 대해서..


책꽂이에 꽂힌 책들중에서

문득 이 책을 다시 꺼내 읽게 된것은

밀란 쿤데라의 <농담> 읽기를 막 끝낸 탓도 있겠지만

어떤 책이든 처음에 읽을때는  스토리에 집중한다면 

가끔 두번씩 읽어 볼때에는 작가의 의도나 작가의 글쓴 배경등 

다른것에 대해 시야를 넓혀 읽을수 있다는 생각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소설에서 스토리를 빼고 

내가 간과한 밀란 쿤데라의 철학적인 의미를 알고 싶었다


사실 이런 책을 읽지 않아도 작가의 사상을 굳이 도입하지 않아도

요즘 같은때는 우리들의 인생이란게 정말이지 

참을수 없이 가벼운 존재라는 생각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것 같다



1968년 진보성향의 지식인이었던 밀란 쿤데라는 작가인 바츨라프 하멜과

프라하의 봄이라 불리는 체코 민주화운동에 참가했다가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1971년 프랑스로 망명하여 1981년에는 시민권을 딴 후 

지금까지 프랑스시민으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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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 되고 첫번째 일요일저녁,해가 저물고 난 창 밖풍경이 스산하다

사람이 얼마나 주변의 환경에 영향을 받는 생물체인지 뼈저리게 느껴지는 

 가을날의 어떤 하루, 내친김에 보고 싶었지만 보지 못했던 영화를 보았다

 

더 이상 가을을 타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었지만

눅눅히 젖어드는 이 날씨에 흔들리지 않는자 그 누구냐 말이다

그러나 그 흔들림이란게 단풍구경하러 집밖을 나선다거나

의미없는 외로움을 느끼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가을을 타는 중이다

가을을 타는 내 마음을 달래수 있는 것

그것은 오래된 영화 한편이면 충분하다 ...


 


1997년에 만들어진 영화 <굿 윌헌팅 >이다

멧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공동각본을 써서 만들어진 이 영화는

로빈 윌리암스의 대표작중에 하나가 되었고 1998년 아카데미상 9개부문 후보에 올랐다




어린시절 입양된 양아버지로부터 학대와 버림을 받아

정신적인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윌 헌팅은 수학의 천재이다

MIT 에서 청소부로 일을 하며 부랑자처럼 살던 윌의 천재성을 발견한 램보교수는 

적대관계에 있는 정신과의사인 숀(로빈 윌리암스)에게 윌의 치료를 맡긴다

 

 빈민가에서 살아가는 윌에게 자신의 천재성이 거리를 탈출 할수 있는 기회가 되어도,

보스턴을 떠나 본적이 없는 윌에게 우연히 만난 하버드생인 여자친구로부터 

사랑한다는 고백을 듣고 같이 켈리포니아로 떠나자는 제안을 받아도 내면의 상처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스로에게 절망과 포기만을 고집한 채로 살아간다


 

환자와 의사로가 아닌 인간과 인간으로 신뢰라는 의미를 알게 해주며

자기 내면의 상처까지 보이면서 윌의 치료를 하던 숀이

마음을 열어보이며 눈물의 포옹을 하는 윌에게  해준 말은

" It is not your fault"

"It is not your fault"..였다



지난 8월 11일 63세의 나이에 고인이 된 로빈 윌리암스와 

40대가 넘어버린 멧 데이먼과 벤 애플렉의 젊은 날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지나간 시절을 회상하는것 같은 반가움이 있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오늘을 소중하게 보내라는 까르페 디엠을 말하던 키팅선생역이나

머리로 아는 죽은 지식말고 가슴으로 느끼는 감동을 이야기하는 정신과의사인

숀역을 다른 배우는  생각할수 없을만큼  잘 연기한 로빈 윌리암스라는 배우를 다시 한번

만난 좋은영화 <굿윌 헌팅> 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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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 시간에 읽을만 한것이 필요할때도 그렇고

가끔은 사람들속에서도 알수없는 고독감에 시달릴때도 그렇고

일상의 진부함에 함몰되어  현실에서는 할수 없는

어딘가로 상상속의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때,그럴때면

나는 장 그르니에의 섬을 읽고 싶어한다는것을 느꼈다

나에게 나즉나즉 삶의 의미를 일러주는 아주 다정한 사람처럼

<섬>은 그렇게 나에게 다가오는 책이다

 

<혼자서, 아무것도 가진것 없이 낯선 도시에,

도착하는 공상을 나는 몇번씩이나 해 보았다

그리하여 나는 겸허하게, 아니 남루하게 살아 보았으면 싶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렇게 되면 나는 "비밀"을 고이 간직할수 있을것이다>

 

그 비밀이 무엇인가

 

 

 

 

 

 저자   장 그르니에(1898년~ 1971년)

 

장 그르니에는 프랑스의 작가이며 철학자이다

젊은시절의 알베르 카뮈에게 큰 영향을 주어 카뮈의 스승이라고 알려져 있다

파리에서 태어나 북부 브르타뉴지방에서 성장했다

프랑스 문학평론지인 <NRF> 지에 기고하면서 집필활동을 시작했고 알제 대학교에서 철학교수를 지냈다

1968년 국가에서 수여하는 문학대상을 받았다

섬 이외에도 <알베르카뮈를 추억하며> <어느개의 죽음>등 30여권의 철학서와 에세이집이 있다

 

<섬>에 부쳐서 -알베르 카뮈

 

알제에서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었을때 나는 스무살이었다

내가 이 책에서 받은 충격, 이 책이 내게, 그리고 나의 많은 친구들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서

오직 지드의 <지상의 양식>이  한 세대에 끼친 충격이외에는 비길만한것이 없을것이다

 

한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 얻는 위대한 계시란 매우 드문것이어서 기껏해야 한두 번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계시는 행운처럼 삶의 모습을 바꾸어 놓는다 살려는 열정, 알려는 열정에 북받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한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그와 비슷한 계시를 제공하리라는것을 알수 있다

길거리에서 이 조그만 책을 열어본 후 겨우 그 처음 몇줄을 읽다 말고는

다시 접어 가슴에 꼭 껴안은 채 마침내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정신없이 읽기 위하여

한걸음에 달려가던 그 날 저녁으로 나는 되돌아 가고 싶다

나는 아무런 회한도 없이 부러워 한다

오늘 처음으로 이 <섬>을 열어보게 되는 저 낯모르는 젊은 사람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 한다

 

 차례

 

공의 매혹   25

고양이 믈루   37

케르 겔렌군도   77

행운의 섬들   95

부활의 섬   111

상상의 인도   129

사라져버린 날들   165

보로메의 섬들   173

 

 

공의 유혹- <나에게  새삼스럽게 이 세상의 헛됨을 말해줄 필요는 없다

나는 그보다 더한것을, 세계의 비어 있음을 체험했으니 말이다>

이것이 그르니에가 말하는 공의 매혹이다

1900년대 프랑스 철학의 충심을 이루던 살존주의와 동양의 종교, 측히 불교에서 영향을 받은듯한  사상이다

<가장 좋은것도 없고 가장 나쁜것도 없다 이때에 좋은것이 있고 저때에 좋은것이 있다

앞으로 다가서면서도 뒤로 물러나는것. 문득 공의 자리에  충만이 들어 앉는것> 그것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들이 살아가면서 느껴야할 눈에 보이는 세계의 자연 그대로의 현상이라고 그는 말한다

 

케르겔렌군도- <인간의 정신과 시간사이에는 견디기 어려운 관걔가 맺어져 있다

청춘, 자유, 사랑,......이라는 말을 들을때면  항상 스탕달이 생 피에르 인 몬토리오에서

자기가 <사랑하는> 풍경을 눈앞에 두고 썼다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말이 왜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오늘 내 나이 쉰살이 되었다> 이야기를 더 계속하지 말자

또 파스칼 이야기를 해야 하니까..>

 

행운의 섬들- <인간이 탄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통과해 가야하는  저 엄청난 고독들 속에는

어떤 각별히 중요한 장소들과 순간들이 있다는것이 사실이다

그 장소 그 순간에 우리가 바라 본 어떤 고장의 풍경은, 마치 위대한 음악가가 평범한 악기를 연주하여

그 악기의 위력을 자기 자신에게 문자 그대로 <계시하여> 보이듯이, 우리의 영혼을 뒤흔들어 놓는다

이 엉뚱한 인식이야말로 모든 인식중에서도 가장 참된것이다 즉 내가 나 자신임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즉 잊었던 친구를 만나서 깜짝 놀라듯이 어떤 낯선 도시를 두고 깜짝 놀랄때 우리가 바라보게 되는것은

다름이 아니라 우리들 자신의 진정한 모습이다 >

  

 부활의 섬은 죽음을 앞 둔 백정의 이야기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필연적이긴 같은 때에  같이 오는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서 나는 이제 곧 죽게 될 사람들을 정면으로 똑바로 볼 수 있게 되고 싶다

왜냐하면 나 역시 그렇게 될 사람들 중의 하나이니까.>

간장병에 걸려 걷 죽게 될 백정이 삶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면서 겪는 분노와 후회

그리고 그것을 침묵으로 수용하기까지 겪는것은 철저한 고독이다

도데체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그가 묻는다

 

섬들을 생각할 때면 왜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되는 것일까?

난 바다의 시원한 공기며 사방의 스평선으로 자유스럽게 터진 바다를

섬 말고 어디서 만날수 있으며 육체적 황홀을 경험하고 살 수 있는곳이 섬 말고 또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섬에 <격리된다 Isoie>--섬 Ile 의 어원 자체가 그렇지 않은가?

섬, 혹은 <혼자뿐인 > 한 인간 섬들 혹은 <혼자씩일 뿐인> 인간들

여러가지 여행기 책중에서......

 

상상의 인도-

사라져 버린 날들

보로메의 섬들 - 태양과 바다와 꽃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나에게는 보로메섬이 될것이다

그리도 갸날프게 그리도 인간적으로 보호해 주는 마른 돌담 하나만으로도 나를 격리시켜 주기에 족할것이고

어느 농가의 문턱에 선 드 그루의 시프레 나무만으로도 나를 반겨 주기에 족할것이니.......

한번의 악수, 어떤 총명의 표시, 어떤 눈길.....이런것들이 바로.........

이토록 가까운, 이토록 잔혹하게 가까운....나의 보로메 섬들일테니.

 

섬은 대충 이러하다

니체의 니힐리즘과는 다른 인간실존에 대한 성찰과 인간삶의

허무함이 전체적인 중심사상이다

거창한 그 무언가가 우리 인생에 있는것이 아닌 일상의 날들속에

우리들의 생에 대한 의미와 기쁨이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한번씩 이 책을 읽을때마다 지금 내가 보내는 시간들의 귀중함에 대한

인식이 더해지니 나는 무료하다 싶으면 약 한봉지 처방을 받듯이 섬을 손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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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만든 영화 필로미나를 보았다

이럴때 내가 좋아하는 배우명단에 쥬디덴츠를 올려야 되지 않을까 싶게

몇개 안되는 영국영화중에서 대다수가 쥬디덴츠영화인것 같다

 

 

 

 내용은 한줄로 말할수 있을만큼 간단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1951년대 가난했던 아일랜드 수녀원에서 미혼모들의 아이들을

돈을 받고 미국으로 팔아 넘기며 일어났던 한 미혼모의 이야기이다

십대에 미혼모가 되어 수녀원에서 아들인 안소니와 살던 필로미나는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어느날 수녀들에 의해 아들을 빼앗기고 만다

이후 50년의 세월이 흘러 아직도 아들을 잊지못한 필로미나는 아들을 찾아 나선다

혹시 살면서 엄마인 자신을 한번이라도 그리워 했었지 모를 아들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으로

전직 기자인 마틴과 아들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데.....

 

 

아들이 사라진 수녀원에서부터 아들을 찾기 시작하는 필로미나와 전직기자인 마틴

 

 

                           십대의 필로미나, 젊은 날의 수녀원시절이 오버렙된다

 

 

당시의 아이들이 대부분 미국으로 입영되어졌다는 정보를 가지고

필로미나와 마틴이 미국 에 오게된다

 

 

비록 미혼모였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어지는

안소니아빠와의 추억이 지금도 필로미나를 행복하게 하는데

 

 

수녀원에서 아들인 안소니를 출산하고  수녀원에서 살기 시작한다

 

 

수녀원 밖의 세상과 단절한채 수녀원에서 살아가던 필로미나와 그녀의 친구는

수녀들에 의해 양부모에게 아이들이 입양되어지는 아픔을 겪게된다

 

 

 

 

3살 반이었던 안소니는 양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갔고

그후 50년 후에 아들을 찾아나선 엄마에 의해

서서히 그의 미국에서의 삶이 드러나게 된다

 

 

조금씩 아들의 행방을 알아 갈때마다 조금씩 흔들리던 필로미나는

정치인으로 성공했던 아들이 이미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미 죽었지만 가끔은 자신을 보고싶어했는지 고향인 아일랜드를 기억했는지를 알기위해

같이 수녀원에서 입양되어졌던 메리를 만나보지만 안소니가 한번도 그런말을 해 본적은 없었다라는 말을 듣게 된다

 

 

필로미나는 안소니가 게이였던 것을 알고 오랫동안 그의 연인이었던

생전에 모습과 죽기전에 어린시절을 보냈던 아일랜드와 엄마를 무척 그리워했고

결국은 수녀원을 방문해 엄마를 찾았으며 지금은 수녀원 며지에 묻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수녀원에서 아들을 찾기 시작해 미국을 왔으며

다시 아들을 찾아 수녀원으로 돌아가는 필로미나와 마틴

 

 

엄격한 종교적인 틀에 갇혀서 자기들의 치부를 드러내지 않기위해

자식잃은 엄마의 마음을 외면하고 엄마를 찾는 자식의 아픔을 무시한

수녀원의 비리를 마틴을 통해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마음먹는 필로미나

 

 

                                                                      마틴역의 스티브 모건

 

                                                

                                                                                      필로미나역의 쥬디 덴츠

  

다시 아일랜드로 돌아온 두사람

 탐험의 끝은 시작한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것이고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본다는 TS. 엘리엇의 말을 하며 아들을 찾아 떠났던 여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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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

 

사람들은 러셀을 말할때 20세기 최고의 지성이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철학자이고 수학자였으며 이인슈타인과 핵무기 없는세계를 위한 운동을 한 사회운동가였고 미국대학에서 강의를 하기도한 교육자였다

1872년 영국 웨일즈의 명문가문이며 영국수상을 두 차례나 지낸 자유정치가 존 러셀의 손자로 태어났지만 일찍 조실부모했다

1890년 케임브리지대학 트리니티컬리지에서 철학과 수학을 공부했으며  1910년화이트 헤드와 함께 공동으로 <수학원리>를 출간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1911년에는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을 만나 학문적인 도움을 많이 주었으며 그를 가장 아끼는 수제자로 여겼다

제 1차세계대전중에는 반전운동으로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히틀러와 스탈린 미국의 베트남전에 대해 비판과 반대운동을 했다

1938년부터 미국의 대학에서 강의하는동안 <서양철학사>를 집필했으며 1950년 <서양철학사> <인간지식> <결혼과 도덕>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55년 핵무기의 위험성을 알리고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러셀아인슈타인성명> 을 발표하고

1963년에는 <버트런드러셀평화재단>을 설립하기도 했으며 88세가 되던해에는 대중적인 시민 불복종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자신의 인생을 이끈것은 사랑에 대한 열망, 지식에 대한 추구, 인류의 아픔에 대한 연민이라고 말한 러셀은

평생 70권이상의 책을 출간하고 2천편이상의 글을 남겼다

 

 

 

 

이 책이 철학사를 다룬 다른 서적들보다 뛰어난점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저자의 고유한 철학적 관점을 드러내면서

수 많은 철학자의 사상을 일관되게 해석하고 비판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철학과 사회, 정치 환경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발전했는지 보여준다는 점이다

고대와 중세와 근 현대를 지배한 철학적 주제를 각각 찾아내 자유자재로 다루며

쏟아놓은 논평속에는 철학적 통찰력과 예리한 분석력이 번뜩인다

러셀은 각 시대의 철학을 종교,수학, 과학같은 다른분야의 발전이나

사회 정치상황과 연결하여 서술한다

따라서 러셀의 철학사는 그 자체로 훌륭한 비판서이자 흥미진진한 철학이야기이다

- 옮긴이(서상복) 서문중에서-

 

 

시나브로 읽기 시작했던 러셀의 서양철학사가 일단은 읽기가 끝이났다

그것도 2년여나 걸려서였다

일반책보다  두꺼워서 들고 장소를 옮겨가며  읽는것도 힘들었다

특히나 가장 책을 읽기에 좋은 자세인 누워서 책을 본다는것은

받치고있는 손목이나 손가락관절이 부러질것 같은 무게여서

어쩔수 없이 앉아서 읽는것이 가장 좋은 자세이다보니

식탁이나 테이블에 앉아 아주 바른자세로만 책을 읽게 되었고

그런 자세로만 책을 읽어야하는 그 무리수가 어느덧 2년여 세월을 보내게 만들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내가 이해하기 여려운부분이 많이 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수  없다

내가 알아듣기 쉬운 부분에서는 한 챕터 넘어가기가 괜찮았지만

고대철학자들이나 근대철학자들의 심오한 사상을 접할때는

늘 " 잠시만요~ 머리굳은 언니 머리쉬고 가실께요~" 였다


그러다보니 읽은곳 또 읽게되고 그러다 아예 책장덮고 한달도 지나가기도 하고

어떨때는 한줄을 읽고 책장을 덮어야 할때도 있었다

그나마 저자의 객관적인 해석과 해설에 기대어 근근히 여기까지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책을 선택하고

읽어야겠다는 일념으로 버티고 읽게된 것은 지식을 쌓고 싶었다거나

개인적으로 철학적인 너무나 철학적인 인간이라서가 아니고

몇천년전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나처럼 살다 간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남겼는지 단순하게 궁금해진 나의 호기심의 발로였다

 

시대에 상관없이 사람들에게 꾸준히 읽히는 책을 우리는 고전이라고 부른다

2천년전에 씌여진 책이, 혹은 천년전에 그려진 그림들이 여전히 우리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이유는 인간이 가지는 공통된 문제속에서 삶을 성찰했기 때문인것 같다

서기 2천년에 살고있는 내가 묻고 역사속의 철학자들에게서 삶의 지혜를 얻는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인간이란 천문학자의 눈에 보이듯이 작고 전혀 중요하지않은 행성위로 무력하게 기어다니는

불순물이 섞인 탄소와 물로 구성된 조그마한 덩어리에 불과한가?

그렇지 않으면 <햄릿>에 등장하는 고뇌에 찬 존재인가?

고귀한 삶의 방식과 비천한 삶의 방식이 따로 존재하는가 아니면 모든 삶의 방식이 다 헛된것에 불과한가?

만약 고귀한 삶의 방식이 있다면 무엇이 그러한 삶을 이루며 우리는 어떻게 고귀한 삶을 성취하는가...

그러면 사람들은 왜 해결 불가능한 문제에 매달려 시간을 낭비하느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이 질문에는 역사가로서 대답해도 되고 우주안에 혼자라는 공포에 직면한 개인으로서 대답해도 된다 서문 18쪽

 

 

 

 

 

 

 

 

 

철학은 그 시대 사회,정치상황과 밀접한 관계속에서 발전한다고 말한 러셀의 말처럼

인간이 사유하기 시작하면서 문명은 생겨났고

그 문명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우리들 생활속에서 유산처럼 남아있기도 하다

고대사회의 역사를 배운다는것은 그들이 남긴 철학을 먼저 이해하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책을 읽다보면 장난아니게 머리아픈때도 많았다 ㅋㅋㅋ

 

 

"내가 말하려는 철학은 신학과 과학의 중간에 위치한다

철학은 신학과 마찬가지로 명확한 지식으로 규정하거나  확정하기 힘든 문제와 씨름하는 사변적인 측면을 포함한다

그러나 철학은 과학과 마찬가지로 전통을 따르든 계시를 따르든 권위보다는 인간의 이성에 호소한다

명확한 지식은 무엇이든 과학에 속하는 반면

명확한 지식을 초월한 교리는 모두 신학에 속한다

신학과 과학사이에 자리잡고 양측의 공격에 노출된채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은 영역이 존재한다

이 무인지대< No Man's Land>가 바로 철학의 세계이다" 서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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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고를때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것이 베스트 셀러라고 홍보하는 것인데

이번에는  아마존 153주간 베스트셀러이고 또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다는 평이 있길래 그만 주문을 하게 되었다


책을 읽고난 나의 생각은 조금 본전생각이 났다고나 할까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다거나 세일할때 구입했다면 너무 좋았을것 같은


489 페이지나 되는 이 책은  생각보다 두껍고 또 생각보다 잘 읽어지는 책이다

더글러스 케네디라는 작가의 책을 처음 읽었지만 작가의 글쓰는 능력은 

독자로 하여금 전개되는 내용이 적당한 재미가 있는 드라마적인 요소와 더불어  

완벽한 기승전결로 독자를 끌어 당기는 흡인력이 있어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니 주문을 하고 2주를 기다렸다가 받은 귀한 책을

하룻밤에 끝나버린 이런 사태가 아쉬움으로 남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긴 여름밤에 오랜만에 소설을 밤 새워 읽고나니 밋밋한 밥상에

산뜻한 별미가 놓여진것처럼 잠깐 새로운 재미를 느꼈다

 

 

 

 

2010년 영화로 만들어질때 붙여진 영화제목은 빅 픽처가 아닌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었던 남자라고 한다

 

책 서문에 "그림자를 붙잡느라 실체를 잃지 않도록 조심하라"

라는 이솝의 말을 인용했음은 물질을 얻기위해 일생을 허비하는

현대인들의 내면의 고통을 건드린 주제라는것을 알 수 있었다

 

뉴욕 월가에 있는 법률회사에 다니는 벤은 유산전문 변호사이다

사진사가 되고싶어 젊은날을 그 열정을 위해 살다가

변호사인 아버지의 회유에 법대를 졸업하고 연봉 31만 5천 달러변호사가 되어

아내인 베스와 아들 둘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미국의 전형적인 중산층이다

 

베스역시 작가가 되려던 꿈이 결혼으로 인해 무너져버리고

남편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조금씩 그들의 결혼생활에 위기로 찾아온다

안정된 직장과 좋은집, 주말이면 보통사람들과 차별화되는 쇼핑센터에서

자유롭게 쇼핑할수있는 여유로움을 얻기위해 사랑도 식어버린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유지하던 아내가 옆집남자와 불륜에  빠지고 만다

 

변변한 일자리하나 얻지못하고도 여전히 사진가로서의 꿈을 접지않은

옆집남자 게리는 벤에게는 가슴아픈 젊은날의 자화상이 아니었을까

아내와 불륜의 죄를 묻기 이전에 자신의 심연에 감추어진

잃어어버린 자아에 대한 질투가 먼저였는지도 모를일인채

어느날밤 벤은 게리를 살해하게 된다

뉴욕 월가의 로렌스카메론 앤드 토마스법률회사소속잘 변호사 벤은 살인자가 되었고

살인자 벤은 사진작가 게리 서머스가 되어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데...

 

"공간을 채우고 시간을 채울것을 계속 찾아가는 과정이 축적되면 인생이 되는걸까

"물질적 안정" 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는 모든일은 그저 지나가는

과정일뿐이라 생각하지만 그 생각은 가짜일뿐이고 언젠가 새롭게 깨닫게 된다

자기 자신의 등에 짊어진건 그 물질적 안정의 누더기뿐이라는걸

우리는 어쩔수 없는 소멸을 눈가림하기위하여 물질을 축적하는것이다

자기 자신이 축적해 놓은게 안정되고 영원하다고 믿도록 스스로를 속이는것이다

그래도 언젠가 인생의 문은 닫힌다

그 모든걸 두고 홀연히 떠나야 한다" 251page

 

 

          < 더글러스 케네디-Douglas Kennedy> 1955~

 

1955년 뉴욕 맨하튼에서 태어났다 열권 이상의 소설과 다수의 여행기를 출간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영국에서 주로 살고 있다

조국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작가로 유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특히 유럽,

그 중에서도 프랑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2006년에는 프랑스 문화원으로부터 기사작위를 수여받았다

2009년 11월에는 프랑스 유명신문인 <피가로>지에서 수여하는

그랑프리상을 받기도 하였다

 

지금 한국에서는 영화가 상영된다고 하는데

책을 읽는 내내 내용이 그림으로 완벽하게 상상이 되었다

아마도 책보다는 영화로 더 매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

다빈치코드의 댄 브라운이나 오래전 작가인 시드니 쉘던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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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좀 도발적이긴 합니다만 

독일작가 슈테판 볼만이 쓴 이 책은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으로 보는 독서의 역사에 대하여 쓴 책으로 제목보다 강도는 약합니다


역사적으로 14세기이후 책이라는것이 흔하지 않던시절에는

책은 귀족의 궁정이나 수도원소속 도서관에서나 볼수있는 귀한것이었죠

그런 시절에 여자가 책을 읽는다거나 지적 호기심은 비난받을 일이었습니다


인류의 원죄가 여자의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고 믿는 시절에

여자들의 지적 호기심은 종교의 권위를 떨어트리고 허용할수 없는 

금기의 대상이엇다고 하니 그런시절에 책 읽는 여자는 위험했을것 같습니다


19세기이후 인쇄업으로 책의 보급이 더 이상 힘들지 않았을 시절에 

책 읽는 여자의 위험은 무엇일까요

추천의 말을 쓴 정혜윤씨 서평중에 한 부분입니다

 

누군가 책을 읽는다는것은 누군가 자신을 들여다 볼 기회를 갖기 시작했단 말이기도 하다

책과 독자의 만남은 움직임이고 화학작용같은 것이기도 하다

그 움직임은 독자의 마음에서 먼저 생겨난다

벤야민은 자신이 쓴 책에 대해선 겸허한 태도를 가질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에게 중요했던것은 작가의 권리가 아니었다

 

"그들은 나의 독자가 아니라 그들 자신의 독자일테니까

나의 책은 콩브레의 안경점 주인이 손님앞에 내 놓는 확대 유리알과도 같이

일종의 확대경에 지나디 않아 그 덕분에 그들 자신을 읽는 방편을 내가 제공해주는 구실을 한다"

 

결국 책 읽는 여자는 자신의 독서가 그저 고상한 취향이 아니라

자신을 변화시키고 세상에 대해 취하는 하나의 행동이라는것을

책장을 넘기며 어느새 깨닫게 될것이다

 

 

오랜만에 햇빛이 드는 마루에 누워 책을 보니

책읽는 여자가 위험한것은 잘 모르겠고 완전 편안한것은 알겠습니다^^


 

1 신이시여 한 말씀만 하소서

2 책이 주는 즐거움에 매혹되다

3 나만 들어 갈수 있는 은밀한 공간

4 감정이 휘몰아 치는 열락의 시간

5 책을 통해 나를 만나다

6 책과 나 사이에 당신이 들어올 자리는 없다 

 

 


 피터 얀센스 힐링가라는 화가가 1668년경에 그린 책 읽는 여인이란 그림입니다

등을 돌리고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는 여인에게서 느긋함보다는 은밀함이 보이는데요

가사노동중에 할일을 제껴두고 책을 읽고있는 여인은 어떤 즐거움속에 빠져있을까요                             

                                            

 

 

 

 

 

 사진가 앙드레 케르테츠가 <독서에 관하여>라는 사진집을 출간했는데 이 사진집에서

가장 유명한사진이자 말미를 장식한 1929년에 찍은 <본 지방의 병원>이라는 이 사진입니다

조만간 죽음을 맞이 하게 될 자신의 침대위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이 모습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껴야 하나요 " 케르테츠의 사진에서 책을 읽는것은 실존의 몸짓이고

곧 닥칠 죽음을 앞에 두고도 여전히 지속되는 행위로 보인다 이건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가 아니라  

진리를 담고 있는 행위이다" 슈테판 볼만

 

 

덴마크 화가 콘스탄틴 한센의 1826년 예술가의 누이동생들이라는 작품입니다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가 1779년 그린 책읽는 여인 입니다

옷 차림으로 보아 귀족층의 여인으로 보이는데 시선이 온통 책으로만 향하고 있네요

주변에서 분리된 자기만의 세계로 들어선 모습입니다

 

 

표현주의예술가 공동체인 브뤼케파의 창립회원인 에리히 헤켈이 그린 1911년작 책 읽는 여자입니다


 

빈센트 반 고흐가 18888년에 그린 아를의 여인입니다

그녀가 앉아있는 테이블위에는 책이 펼쳐져 있고 또 한권의 책이 있습니다

책에서 잠깐 시선을 떼고 생각속에 빠진 아를의 카페주인 지누의 아내는 무엇을 생각할까요 


 

1916년 앙리 마티스가 그린 낭독<세자매> 입니다

옷 차림으로 보아 상류층의 딸들인데 무료하고 무감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습니다


  

사진속의 여인은 여류사진작가 리 말러입니다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은 리 말러의 아바지 시어도어 밀러입니다

 

 

 사진작가 이브 아널드가 1952년 찍은 마릴린 먼로가 <율리시스>를 읽다 입니다

 

이브 아널드는 마릴린이 율리시스를 읽고 있는 모습을 연작으로 찍었었는데요

20세기 섹스심볼인 금발의 배우가 현대소설중에 최고의 창조물이라고 하는

제임스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읽고 있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정말 책을 읽고 있었을까 사진찍기위한 도구일까"

사진 발표후 30년이 지난뒤 문학교수 리처드 브라운은

마릴린이 정말 책을 읽고 있었느냐고 이브 아널드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사진가인 이브는 즉시 단호하게 정말 마릴린은 <율리시스>를 읽었다는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마릴린이 자신은 그 책의 어조를 좋아하며 그것을 좀더

잘 이해하기위해서 소리내어읽고 있다고도 말했다 합니다

주제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고정관념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책을 읽을만한 여자가 아닌걸로 바라본 금발의 배우였던가 봅니다

 

결국 책을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라는 말은극히 가부장적인 사회제도속에 있는 표현인것 같습니다

남자들은 여자에게서 지나치게 핵심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저 가사를 돌보고 아이들 양육하는 기능으로 여자를 대할뿐이었습니다

실제로 18세기에는 책에 바늘과 실이 끼워져 있었다고 합니다

가정을 지키는것이 여자 너희들의 본분임을 잊지 말라는 무언의 암시이겠지요


" 여자가 읽는것을 배웠을때 여자의 문제가 세상밖으로 나오게 되어있다"

마리 폰 이브너 에센바흐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미 여자들은 가정밖으로 나왔습니다

세상 부조리에도 항거할줄 알고  자신을 좀더 진리에 가까운 쪽으로

몰고가는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가는 지혜도 책속에서 터득하고 있습니다

 그레서 말인데 지금 21세기에 이런 제목보다는 이런제목은 어떨까 싶은데요

<< 책을 읽는 여자는 아름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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