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이 좀 도발적이긴 합니다만 

독일작가 슈테판 볼만이 쓴 이 책은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으로 보는 독서의 역사에 대하여 쓴 책으로 제목보다 강도는 약합니다


역사적으로 14세기이후 책이라는것이 흔하지 않던시절에는

책은 귀족의 궁정이나 수도원소속 도서관에서나 볼수있는 귀한것이었죠

그런 시절에 여자가 책을 읽는다거나 지적 호기심은 비난받을 일이었습니다


인류의 원죄가 여자의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고 믿는 시절에

여자들의 지적 호기심은 종교의 권위를 떨어트리고 허용할수 없는 

금기의 대상이엇다고 하니 그런시절에 책 읽는 여자는 위험했을것 같습니다


19세기이후 인쇄업으로 책의 보급이 더 이상 힘들지 않았을 시절에 

책 읽는 여자의 위험은 무엇일까요

추천의 말을 쓴 정혜윤씨 서평중에 한 부분입니다

 

누군가 책을 읽는다는것은 누군가 자신을 들여다 볼 기회를 갖기 시작했단 말이기도 하다

책과 독자의 만남은 움직임이고 화학작용같은 것이기도 하다

그 움직임은 독자의 마음에서 먼저 생겨난다

벤야민은 자신이 쓴 책에 대해선 겸허한 태도를 가질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에게 중요했던것은 작가의 권리가 아니었다

 

"그들은 나의 독자가 아니라 그들 자신의 독자일테니까

나의 책은 콩브레의 안경점 주인이 손님앞에 내 놓는 확대 유리알과도 같이

일종의 확대경에 지나디 않아 그 덕분에 그들 자신을 읽는 방편을 내가 제공해주는 구실을 한다"

 

결국 책 읽는 여자는 자신의 독서가 그저 고상한 취향이 아니라

자신을 변화시키고 세상에 대해 취하는 하나의 행동이라는것을

책장을 넘기며 어느새 깨닫게 될것이다

 

 

오랜만에 햇빛이 드는 마루에 누워 책을 보니

책읽는 여자가 위험한것은 잘 모르겠고 완전 편안한것은 알겠습니다^^


 

1 신이시여 한 말씀만 하소서

2 책이 주는 즐거움에 매혹되다

3 나만 들어 갈수 있는 은밀한 공간

4 감정이 휘몰아 치는 열락의 시간

5 책을 통해 나를 만나다

6 책과 나 사이에 당신이 들어올 자리는 없다 

 

 


 피터 얀센스 힐링가라는 화가가 1668년경에 그린 책 읽는 여인이란 그림입니다

등을 돌리고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는 여인에게서 느긋함보다는 은밀함이 보이는데요

가사노동중에 할일을 제껴두고 책을 읽고있는 여인은 어떤 즐거움속에 빠져있을까요                             

                                            

 

 

 

 

 

 사진가 앙드레 케르테츠가 <독서에 관하여>라는 사진집을 출간했는데 이 사진집에서

가장 유명한사진이자 말미를 장식한 1929년에 찍은 <본 지방의 병원>이라는 이 사진입니다

조만간 죽음을 맞이 하게 될 자신의 침대위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이 모습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껴야 하나요 " 케르테츠의 사진에서 책을 읽는것은 실존의 몸짓이고

곧 닥칠 죽음을 앞에 두고도 여전히 지속되는 행위로 보인다 이건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가 아니라  

진리를 담고 있는 행위이다" 슈테판 볼만

 

 

덴마크 화가 콘스탄틴 한센의 1826년 예술가의 누이동생들이라는 작품입니다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가 1779년 그린 책읽는 여인 입니다

옷 차림으로 보아 귀족층의 여인으로 보이는데 시선이 온통 책으로만 향하고 있네요

주변에서 분리된 자기만의 세계로 들어선 모습입니다

 

 

표현주의예술가 공동체인 브뤼케파의 창립회원인 에리히 헤켈이 그린 1911년작 책 읽는 여자입니다


 

빈센트 반 고흐가 18888년에 그린 아를의 여인입니다

그녀가 앉아있는 테이블위에는 책이 펼쳐져 있고 또 한권의 책이 있습니다

책에서 잠깐 시선을 떼고 생각속에 빠진 아를의 카페주인 지누의 아내는 무엇을 생각할까요 


 

1916년 앙리 마티스가 그린 낭독<세자매> 입니다

옷 차림으로 보아 상류층의 딸들인데 무료하고 무감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습니다


  

사진속의 여인은 여류사진작가 리 말러입니다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은 리 말러의 아바지 시어도어 밀러입니다

 

 

 사진작가 이브 아널드가 1952년 찍은 마릴린 먼로가 <율리시스>를 읽다 입니다

 

이브 아널드는 마릴린이 율리시스를 읽고 있는 모습을 연작으로 찍었었는데요

20세기 섹스심볼인 금발의 배우가 현대소설중에 최고의 창조물이라고 하는

제임스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읽고 있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정말 책을 읽고 있었을까 사진찍기위한 도구일까"

사진 발표후 30년이 지난뒤 문학교수 리처드 브라운은

마릴린이 정말 책을 읽고 있었느냐고 이브 아널드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사진가인 이브는 즉시 단호하게 정말 마릴린은 <율리시스>를 읽었다는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마릴린이 자신은 그 책의 어조를 좋아하며 그것을 좀더

잘 이해하기위해서 소리내어읽고 있다고도 말했다 합니다

주제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고정관념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책을 읽을만한 여자가 아닌걸로 바라본 금발의 배우였던가 봅니다

 

결국 책을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라는 말은극히 가부장적인 사회제도속에 있는 표현인것 같습니다

남자들은 여자에게서 지나치게 핵심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저 가사를 돌보고 아이들 양육하는 기능으로 여자를 대할뿐이었습니다

실제로 18세기에는 책에 바늘과 실이 끼워져 있었다고 합니다

가정을 지키는것이 여자 너희들의 본분임을 잊지 말라는 무언의 암시이겠지요


" 여자가 읽는것을 배웠을때 여자의 문제가 세상밖으로 나오게 되어있다"

마리 폰 이브너 에센바흐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미 여자들은 가정밖으로 나왔습니다

세상 부조리에도 항거할줄 알고  자신을 좀더 진리에 가까운 쪽으로

몰고가는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가는 지혜도 책속에서 터득하고 있습니다

 그레서 말인데 지금 21세기에 이런 제목보다는 이런제목은 어떨까 싶은데요

<< 책을 읽는 여자는 아름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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