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떠날거라고,떠나야한다고
생각하며 17년째 살고있는 워터루다
아마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결국 뿌리가 없는 이민자였기 때문일것이다
굳이 어떤곳에 살아야 할 이유는 없다
바꾸어 말하면 굳이 어떠한 곳에 못 살이유도 없음이다
내 마음이 움직이는 곳에 살면 되는 이유가
그 어느곳에도 마음이 가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워터루에서 성장해서 자라는동안
내가 종종 잊지못하고 아련한 그리움에 한번씩 눈물짓게 하는
나의 고향처럼 어느새 워터루는 아이들의 고향이 되었다
요즘 아이들이 그런 정서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이들의 어린시절 흔적과 추억이 배어있는
도시가 되었다 워터루는 ..
더 이상 아이들이 워터루에 있지 않는다
아직 나는 워터루에 생업을 두고 있지만
언젠가는 은퇴를 할것이고 그리고 나면
나는 어디서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는
짜장면같기도 하고 짬뽕같기도 하고
물냉면같기도 하고 비빔냉면같기도하는
어설픈 선택의 딜레마에 빠진다
짜장면은 어디고 짬뽕은 어디일까?
캐나다의 최대 도시는 토론토이다
조금 과장의 말로 들리긴 하지만 어찌하든
미국과 캐나다 통 털어 북미 3대 대도시로 급부상 했다한다
당연히 젊은이들이 어느 도시에서 대학을 나왔던
토론토로 모이는것은 어쩔수 없는 흐름이다
그래서 내 두아이들도 이미 토론토에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토론토에는 지인들도 있지만 한국커뮤니티가 있다
그래서 뭐~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최소한 노후에 닥쳐 올 피상적인 외로움을 조금 해소해줄
장치가 있는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같은 말을 쓰고 내 머리속에 있는 한국메뉴는 다 먹을 수 있고
사느라고 분주해서 가 보지 못했던
도시 곳곳을 여행자처럼 다시 헤집고 다니고 싶은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도시 토론토가 짜장면이라면,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를 벤치마킹하는듯한 도시 워터루
이미 대학도시로 이름이 높아져있는 워터루는
그리 큰 도시가 아니어서 작지만 모든것이 잘 구축되어 있다
내가 눈 감고도 찾을수 있을만큼 익숙함과 편안함이 있고
토론토의 급증하는 범죄율이 느껴지지 않는 조용한 도시이다
5분만 드라이브하면 순박한 메노나이트들을 만날 수 있고
100 년전 그 모습 그대로의 건물에서 커피한잔을 즐길수 있고
한가함이 아직은 미덕인 이 워터루가 짬뽕?
이 세상 모든 논리는 동전의 양면같아서
낯설음이 우리에게 설레임을 준다면
또 한곳에는 그 낯설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지 않는가
나는 알수 없음이야라고 생각하며
짜장면과짬뽕의 고민을 멈춘다
내일 일도 알 수없는데 그때에 가서 고민 해 볼일이다
그냥 오늘은 난 워터루에서 잘 살아야지 싶을 뿐이다
St' Jacobs Farmer's Market (세인트 제이콥스의 파머스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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