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하고도 이튿날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이 예전보다 너무 일찍펴서
매년 4월중순경에나 하던 윤중로 벚꽃축제를 앞당겨 한다는
소식을 들으며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지난 20년동안 못본 꽃을 다 본것은 아닌가 싶을만큼
때를 맞추어 간것도 아닌데 온 천지에 꽃들이 만개를 하는 바람에
눈은 그 호사의 복을 다 누리고 돌아왔다
한국을 갈때에 꽃을 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었다
하지만 서울로 진입하면서 눈에 띄는 색색의 꽃들은
나에게 낯선 신선함으로 내 눈길을 끌었고
서서히 저 깊숙히 내 안에 잠자던 어린시절의 봄을 기억나게 했다
아파트 담장마다 개나리가 피었고
낮은 산 중간에 창꽃이라 불렀던 진달래같은것도 피었고
모두가 도로로 변해버린것 같은 곳에 아직도 꽃들이 피는 자리는 남아 있었다
아! 티를 안 날래야 안 낼수가 없었다
아꽃! 꽃 하며 소란을 피웠다
내가 그리워 한것이 혹시 꽃이었나 할 만큼 소리를 질렀었다
친구들의 미친 X ^^ 눈길을 받으면서도...
하지만 사실 꽃에 소리를 질러댄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계절이 바뀌 갑자기 꽃이 만개한 3월에
겨울의 지루함을 떨쳐버리려는 아줌마들도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게 난리치었다
그렇게 2주간의 나들이는 지나가 버렸다
4월초의 캐나다는 아직도 굳건하게 겨울을 고수하고 있었다
싸늘한 공기와 무심히 서있는 눈에 익은 황량한 나무들
그때 나는 정말 캐나다는 생각보다 꽃이 적다는 사실이 느껴졌다
<온통 나무만 그득한 곳이었어 여기는 ....
흐드러진 봄꽃같은것은 애초에 있질 않았었어
없는데 있어야 된다고 우기고 살았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것을 알게 된것이 이번 한국나들이에서 얻은 작은 깨달음같애
그래서 더 이상 여기서는 꽃을 고집하는짓은 안할거야>
친구에게 보낸 메일이다
겨울과 봄을 명쾌하게 구분지어주는 계절의 전령, 꽃이 없어서
그렇게 많은 시간동안 봄이 되면 자꾸만 무엇을 찾아 가슴앓이를 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을 다녀왔다고 하니
혹시 성형외과를 다녀왔나? 아님 시술을 받았나
하며 옆눈으로 훓기도 하고 아님 무슨 좋은 음식을 먹고 왔는냐 하며 묻기도 한다
한국가면 뭘 꼭 먹어야하고 뭘 그리 꼭 이뻐져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농담삼아 이렇게 이야기 했다 내 눈을 좀 보라고
모두들 달라붙어 내 눈가에 주름도 다시 보고
없는 쌍꺼풀이 생겼나 뒤져도 보고 하는데 조용히 한마디 했다
아니아니 그게 아니고
내 눈안에 가득한 꽃들을 좀 보라고....
속초 대명콘도 근처의 국수집 앞마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