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한가한 시간,  기지개라도 필려고 창가에 섰더니

문득 시선이 간곳에 어느새 화사하게 라일락이 피어 있었다

 더도, 덜도 아니고 딱  5월이 되어서 말이다

 

 

올 봄 유난히 날씨가 좋은 날이 계속되어 가끔씩 뒷마당을 나가 보았었다

그러면서 마당끝에 있는 라일락 꽃나무를 보며 "얘도 올해는  좀 일찍 필레나" 했더니 두고 지켜보아도 움도 트지 않는것 같았다

그 좋은 날들이 무색하게 꿋꿋했던 라일락은 때이른 봄바람이 분다하여 경망스럽게 꽃피우지 않고

5월까지 묵묵히 자기의 때를 기다려 꽃을 피운것이다

기다린 라일락의 모습에서 자연의 법칙하고도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는 자세를 본다

봄이오니 저절로 꽃핀것이 아니고

겨우내 얼었던 땅밑에서 끊임없이 생명의 싹을 티우기위해  노력하던 그 결실이

오늘 내가 본 라일락의 생명법칙이었다

  

몇년전 호주에 사시는 시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셔서

무슨 조화속인지<어머님표현> 4월인데도 씨를 뿌리면 자라나자 마자 잎사귀는 누렇게 뜨고 자꾸만 씨가 맺힌다는 말씀을 하셨다

70년이상을 한국에서 사신 어머니의 4월은 씨 뿌릴때고, 그러고 나면 연한 새순이 뾰족뾰족 올라오는

농사가 시작되는 계절이었는데 날씨도 별반 다를것이 없는 호주의 4월은

왜 자꾸 씨가 맺히고 잎이 누래지는지 한숨을 내 쉬셨다

호주에 사는 동서가 원리에 대해 설명을 했겠지만 살아온 습성이 이 설명에 쉽게 납득이 되지 않으신것 같았다

한국과 캐나다는 계절이 같지만 호주는 한국과 계절이 반대이기 때문 아닌가

호주의 4월은 결실의 계절 가을이었던것이엇다

어쩌면 작은 식물 하나가 어찌 그리 우주운행법칙을 알고 필때와 질때를 알고 피고 지는지 놀라울 일이다

뒷마당에 핀 꽃을 보고 이러는 나도 놀라울 따름이다  

지천명의 나이이다 ^^

 

 

 

라일락꽃 향기 흩날리는 봄밤-꽃나무맡에 가만하 누워 있고 싶다

세상이 처음 생긴이후로 한번도 똑같은 봄은 없었다고 하던데..

늘 그 봄이 그봄이지 하고 내가 보낸 봄은 헤아릴수도 없는데

봄은 한번도 같은 봄이 아니었다니 마음에서 엷은 배반감이 일어난다

"그런줄 몰랐단 말이야"

 

라일락꽃 향기에 아래서 순응 해야할 인간의 법칙을 생각해 본다

나도 참고 때를 기다릴줄은 알것 같은데

내가 살아내야 할 그 법칙이 무엇인가를 알수 없음이다

코끝에 훈풍 분다고 하여 피어야 할것인가

때를 기다리며 아직은 풀리지 않은 얼은 땅밑에서 하염없이 생명의 씨를 품어낼것인가

기슴으로 읽어내릴 인간의 법칙을 알기위해 방으로 돌아와 한 권의 책을 펄쳐든다

아직은 인간의 법칙도 모르는 천방지축일세 -쯧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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