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읽은 <동물을 먹는다는것에 대하여>와 젊은 작가 조나단 사프란 포어-2011년

 

현재 둘째 딸아이는 채식을 하고 있다

1년전쯤 Jonathan Safran Foer이란 작가가 쓴 <Eating Animals>이란 책을 읽고 난후

나에게  앞으로는 고기를 먹지않겠다고, 그래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자기 방식의 삶을 허락받아야 할 나이는 아니었지만

식탁을 책임지는 엄마에게 앞으로는 음식을 골라먹어야 하는것에 대한 예의였을것이다

그 책을 읽지 않아서 무엇을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사람들의 먹거리로 전락한 동물들의 공장식 축산업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이해가 되었다

육식을 함으로 인해 이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악순환의 고리, 한정되어 있는 땅에서 경작되어지는 옥수수등이

소들의 사료로 사용되고 그로 인해 지구 반대편에 사람들은 기아로 죽어간다고 한다

한권의 책크기공간에서 키워지는 닭들에게 항생제까지 투여하고 그로인해

그것을 먹는 우리들에게까지 미치는 해에 대해 생각하자니 고기를 먹는다는것이 악이라고 했다

 

그 이후 딸아이의 채식식생활은 철저하게 지켜졌다

사실 둘째는 지 아빠를 닮아서 (ㅋㅋㅋ) 태생이 고기를 좋아하는 체질이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된장을 좋아하고, 나물종류를 좋아하고, 생선을 좋아했다

틴에이저가 된 이후에는 부엌에서 따라다니며 흰빵먹지마라, 튀긴거 먹지마라, 소디움을 낮추어라 등등

잔소리를 해대어서 속으로만 "어휴! 그렇게 안 해도 다 살만큼 산다"하며 툴툴 거렸었다

음식에 대해 대충인 엄마와는 달리 나름 자기만의 기준치가 있어서인지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것이 생활에 큰 스트레스나 엄청난 결단력을 필요로 하는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음식이 찔금찔금 고기를 넣고 하는것이 많이 있지 않은가<특히 여기의 식구조상>

김치찌게에도 고기반 김치반, 미역국도 쇠고기조금, 떡국도, 감자탕도,사골국도,....

처음에는 일절 국물도 손을 안 대더니 지금은 고기를 피해 국물은 잘 먹고 있다

한번은 모두 모여 고기를 구워 먹는데 둘째는 상치에 파채만 얹어 맛있게(?) 먹고 있었다

엄마마음이 그냥 고기도 같이 먹었으면 해서 "먹어봐" 했다가

나쁜길로 인도하는 악마의 모습이라도 본듯 "어엄마~"해서 그 이후 조용히 지켜보았다

 

딸아이의 채식 식생활이  지켜지고 있는 가운데

어느날  Family Doctor가 나에게 주의를 주는 일이 생겼다

일년에 한번씩 의례적으로 피검사를 하게 되어 있어서 검사후 별일이 없으면  검사 한걸로 끝이나고

무엇인가가 발견이 되면 의사가 전화를 하여 면담을 요하게 된다

검사가 끝난후 불행하게도 면담을 요하는 의사의 메일을 받았다

위급상황은 아니니 눌라지 말라라는 친절한 덧붙임의 말도 있었지만

전화를 받지 않은것 보다는 나쁜것만은 확실해서 자꾸만 기분이 가라앉고 눈물도 흘리고 했다

병원에 가는 날까지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

 

의사의 말이 작년보다 혈당수치가 올라가는 추세이니

이대로라면 몇년뒤에 당뇨환자대열로 합류가 될거라는 주의였다

많이 움직이고, 단것은 먹지말고 등등의 규칙을 주었다

나는 원래 빵을 좋아하지 않는다 단것도 별로 안 먹고 심지어 생일 케잌도 안 먹어

식성이 별종이라는 말도 자주 들었는데 병원을 나오면서 달작지근한 커피가 마시고 싶어졌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욕망을 일으킨다더니...

의사가 가능하면 이와같이 하라고 준 종이를 보니

일단 탄수화물 줄이고, 야채 많이먹고, 운동하고, 당연한것은 설탕먹지말고,,

이 익숙한 느낌!  어디서 한번은 본듯한 느낌! 맞다 이것은 둘째의 식단표이다

 

 

지금 우리집 식탁은 한명의 채식주의자와

한명의 대기당뇨환자(아! 정말 싫다)로 인해 혁신의 돌풍이 몰아쳤다

일단 반반 섞어먹던 쌀을 현미로 바꾸어 버렸다

현미로 바꾸고 나서 생긴 현상 하나- 왜 남편은 허기가 지는가-^^

사실 작년에 방영된 "목숨을 걸고 편식하다"라는 TV 프로그램 영향으로

주위 많은 분들이 현미채식을 하고 있다

난 채식을 하지는 않지만 여러가지이유로 고기를 먹게 되는 회수가 적어진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딸과는 다른 이유로 식생활을 조절하고 있지만

결국은 개인이 좋고 나라가 좋고 지구가 좋은일이니 열심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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