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별일이 없으면 나는 개그콘서트를 즐겨본다(이하 개콘)
예전에는 웃찾사를 즐겨 보았는데 시대의 요청으로 웃찾사가 사라지고 난뒤
한동안 개그프로그램은 시청을 하지 않았었다
얼마전부터 개콘 시청율이 빵빵하다고 해서 보았더니 재미가 있었다
딸들도 불러다가 우리가 아무리 이역만리 멀리 살아도
이정도는 봐주어야 진정한 한국사람이라며 티비앞에 앉혀 놓았더니
티비는 안 보고 낄낄대고 웃는 나를 보며 지들은 낄낄댄다
그렇게 재미있냐고 진지하게 묻는데
나도 그렇게 재미없냐고
진지하게 물어보니 정말 재미없다고 한다
웃음코드가 다르니 그건 어쩔수가 없는일
하긴 나도 코너마다 다 재미있는것은 아니다
"정여사" "멘붕스쿨"등 몇개만 만 보고 나머지는 그냥저냥~
아직도 신체의 특징을 강조하는 개그(김준현의 뚱뚱함)나
아닙니다~람쥐같이 몸을 이용하는 일종의 Slapstick Comedy 는
억지 웃음을 짜내는것 같아 별루다
어떡하지~ 납득이 안되요 납득이 ㅋㅋㅋㅋ
나는 납득이가 재미있다
캐릭터가 개그맨 김재욱에게 착착 감긴다
재미있게 보는건 좋은데 이게 살짝 부작용이 생긴다
자꾸만 입에서 유행어를 따라하게 된다
이 나이에, 내가, 와~
써먹을데가 없어 아이들에게 말을 하면
엄마가 개콘흉내 내는줄은 알아서
머리들을 쥐어 뜯으며 제발 그만 이라고 외친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수시로 혼자 중얼거린다
한번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트브에서
클릭수가 1억을 돌파한다고 옹기종기 모여앉아
뮤직비디오를 보다가 내가 말춤을 따라했더니
순식간에 아이들이 내 옆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때에 나는 또 한번 깨달았다
인간은 어차피 뼈속까지 외로운 존재라는것을 *^^*
한번은 남편에게 웃자고 무심결에
어떡하지 ~ 납득이 안가요 납득이 했더니
무척 안쓰런 얼굴로 뭐가 그리 납득이 안가는냐고 묻는다
완전 띠용이다
왜그래~ 나한테 왜 그래~ ㅋㅋㅋ
(개콘 안보는 사람한테 이렇게 말하면 싸움난다)
나도 안다고~
나이살이나 잡수신 내가 유행어나 흉내내서는 안된다고~ㅋㅋㅋ
그런데 은근 이 말을 써 먹을때가 많은것 같다
살다보면 정말 납득이 안가는 사람도 많고
납득이 안가는 상황도 많고
그럴때 혼자 멘트 날린다
어떡하지~ 납득이 안되요 납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