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서 쥬니의 사진이 왔다

Neuter < 중성화 수술> 을 받고 방금 병원에서 온 모습이라고 한다

중성화 수술은 강아지에게 시키는 불임수술인데

딸에게서 이 수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때 이 비동물적인 행위를 꼭 해야하냐며

항의도 했었지만 애완견으로서 키우기 위해서는 이미 일반화된 예방접종같은것이라고 했다

아침 9시에 병원에 간 쥬니는 수술을 받고는 오후 4시쯤 병원에서 나왔다고 한다

동물병원 간호사손에서 딸에게 올때 쥬니는 마치 두려움에서 벗어난것처럼

땔의 얼굴을 심하게 핧아대며 비벼대기도 했다고 해서 또 한번 내 마음이 무너졌다

 

쥬니의 사진을 보자니 인간들이 참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권리로 쥬니의 생식의 본능을 제거하며 저렇게 고통을 주는지 말이다

수술을 했으니 혹시나 수술 부위를 입으로 핧을까봐

Elizabethan Collar <엘리자베션 카라> 이라는 것을 목에 두르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중성화 수술을 받고 나면 숫컷인 강아지에게는 많은 이로운 점이 있다고 한다

컷째는 호르몬 작용으로 인한 과격함이 사라지고 (애완견으로서)

암컷을 찾아 가끔 집을 나가는 일도 없어지며

번식을 줄이니 유기견도 사라지고 ....

글쎄 그 모든것이 인간을 위한 이로운점이라는것이 심히 못 마땅하다

 

 

한번은 딸들이 영화를 보러가고 내가 쥬니와 같이 있었던 날이 있었다

옆에 있겠지 하고 돌아다 보면 쥬니는  어느새 딸이 나간 문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문을 바라보고 앉아 있었다

안아서 다시 방으로 데리고 들어 오면

다시 쪼르르 문앞으로 가서 하염없이 딸을 기다리는것이었다

동물에게서 인간의 모습을 본다면 너무 비약적이기는 하겠지만

쥬니가 딸을 기다리는 모습이 왜 그리 이해가 되는지...

 

딸이 일 하러 나간 긴 시간에

집에 있는 쥬니는 뭐 할까 궁금한 적이 있었다

사람처럼 티비를 보는것도 아니고...농담처럼

그런 말을 했다가 딸들이 놀리는 바람에 머쓱했던 적이 있었다

 

근데 내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쥬니는 딸이 없는 시간 내내 기다리고 졸고 그러다 또 기다리는것이다

내가 부엌에서 음식을 할때면 내 발에서 떨어지지 않아서 난 쥬니가 날 좋아하는줄 알았다

역시 밥 주는 사람이 최고야 라는 말도 했었는데 나는 그냥 밥 주는 사람이고

쥬니가 기다리는 사람은 오직 딸이었다

 

하루종일 어쩐지 마음 한쪽끝이 아리다

도데체 이렇게 마음이 물러터져 어떻게 살려고 그러는지

내  스스로도 참 어이없음이다

딸들이 나 없을때 지들끼리 모여 앉아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엄마는 절대 동물 못 키운다고...

그래 맞아 동물은 나하고 안 맞아

그런데 그런 사람이 내 자식을 셋 키우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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