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우엔 작가보다 작품에 무게가 더 실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리스인 조르바>는 작가인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알아야 더 잘 읽힐것 같아 이윤기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판한 책을 시작하기전에 책 뒤편에 이윤기씨가 평한 작가의 이야기를 먼저 읽기로 했다

다음은 이윤기씨가 첫장에 쓴 작가의 평이다

 

일정한 도덕률의 틀 속에서 온전하게 제 몫위 삶 누리기를 마다하고 떠돌이 앞 소리꾼이 되어 영혼의 자유를 외치는 거인

자기 내부에 잠재하는 인간으로서의 가는성을 극한에 이르기까지 드 높이고 그 드높이는 과정에서 조우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문학적 표정을 부여하는, 참으로 초인적인 작업을 시도한 거인이 있다

신을  통하여 구원을 받을것이 아니라 우리가 신을 구원해야 한다고 주장한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바로 그 사람이다

카잔차키스의 문학은 존재와의 거대한 싸움터, 한두 마디로는  싸잡아서 정의할 수 없는 광활한 대륙을 떠 올리게 한다

카잔차키스는 <영혼의 자서전> 에서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내 삶을 풍부하게 해 준것은 여행과 꿈이엇다

내 영혼에 깊은 골을 남긴 사람이 누구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꼽을 것이다

호메로스 , 베르그송 ,니체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1883년 터키의 지배하에 있는 그리스 크레타섬에서 태어났다

터키인들의 박해속에서 자라난 그의 고향 크레타는 삶에 대한 비극적 인식의 출발이었다

<한번 부르면 가슴이 뛰고, 두번 부르면 코끝이 뜨거워지는 이름..........

기적이다, 내가 크레타 사람이라는것은...........>

카잔차키스가 영탄하는 고향 크레타에서 어린시절 겪은

 죽음과 전쟁, 해방등은 <크레타와 터키>에 그치지 않고

그가 투쟁의 양식을 바꾸는데에 따라 <정신과 물질>이 되기도 하고 

<영혼과 육체>가 되기도 하며  <성스러운것과 속된것>이 되기도 하고 했다

작가의 삶은 보이는 존재와 보이지 않는 존재,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 내재적인것과 초월적인것  사색과 행동등 영원히 모순되는

반대 개념에서 하나의 조화를 창출하려는 끊임없는 투쟁으로 이루어진다 

그것은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이엇다

1907년이후 유럽과 아시아 전역을 여행하고 1908년 파리로 건너간 카잔차키스는

 그의 일생에 깊은 영향을 준  베르그송과 니체를 접한다


베르그송의 철학에서 인간 존재란 신이 어떤 목적에 따라 창조된것이 아니라

인간이 딛고 넘어가게 마련된 단계에 불과한것 , 따라서 <신>이라고 하는것은

그 도약의 디딤돌로 인간이 창조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자기의 예감을 확인했다

니체의 철학에 공감하는  작가는 <구원의 문은 우리 손으로 열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우리에게 <<초인>>은 희망이다

인간은 마땅히 저 자신의 본성을 뛰어넘어 하나의 초인이 되어야 한다 


라는삶에 대한 비극적 인식이 짙게 깔려 있는데

이것은 20세기 초두 유럽 정신 사조의 특징이기도 하다

니체 다음으로 만난이는 붓다이다

 

지극히 이성적이던 그의 문학은 불교적 세계관과 만나면서부터 불교적인 선풍을 내 비치기 시작한다

그는 인식의 주체인 <나>와 인식의 객체인 세계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 말하자면 대극하는 무수한 개념을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초라한 언어를 동한 온갖 시비를 삶속으로 녹여 들인다

그래서 그가 아몬드나무에게 신이 무엇이냐고 묻자 아몬드나무는 대답대신 꽃을 피워 버리는것이다

 

카잔차키스가 자기 삶에 깊은 골을 남긴 사람으로 마지막으로 꼽는 인물은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의 야생마같은 주인공 조르바이다

조르바는 카잔차키스를 세계적인 작가로 일으켜  세운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의 실제인물이다

호쾌하고 농탕한 사나이 조르바는 떠도는 인간 카잔차키스가 

한동안 쉬어 가고 싶어하던 구원의 오아시스였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카잔차키스의 인생과 작품의 핵심에 위치하는

노른자위 개념이자 그가 지향하던 궁극적인 가치의 하나인 

<메토이소노-성화>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메토이소노>는 <거룩하게되기>이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것,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의 임계상태 

저 너머에서 일어나는 변화 이것이 <메토이소노>이다

물리적 ,화학적 변화 너머에 존재하는 변화,<거룩하게 되기>가 바로 이것이다

포도가 포도즙이 되는것은 물리적인 변화이다

포도즙이 포도주가 되는것은 화학적인 변화이다

포도주가 사랑이 되고 <성체>가 되는것 이것이 <메토이소노>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두 차례 노벨상 후보로 지명되었고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에 비견될 만픔 위대한 작가로 추앙받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도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은 교황청과 그리스정교회의 노여움을 사게되고

1953년 그리스정교회는 그의 작품 <미할리스 대장> <최후의 유혹>금서로 지정했다


1957년 10월 26일 아시아 독감으로 그의나이 74세에 독일에서 사망했으며

그의 유해는 아테네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리스정교회로부터

아테네매장을 거부당한 그의유해는

그의고향 크레타 이리클리온에 안치되었고 

그의 묘비에는 그가 생전에 준비해 두었던 묘비명이 새겨져 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아무 생각없이 책을 읽었을 때는 차라리 이해가 되는것 같았는데

생각을 하고 읽으니 나에게는 좀~ 아니고 많이 무리다


그래도 막연한 철학책은 아니니 읽기에 따라 나름 의미가 있을것 같다

한동안은 머리 좀 비워내야 겠다 ^^


"바다, 가을의 따사로움 , 빛에 씻긴 섬, 영원한 나신

그리스 위에 투명한 너울처럼 내리는 상쾌한 비,

나는 생각했다

죽기전에 에게 해를  여행할 행운을 누리는 사람에게 복이 있다고........"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말이나 되새기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