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마당에 있는 나무입니다

11년전 새동네, 새집으로 조성된 이곳으로 이사올때 워터루시에서

새끼손가락만한 나무를 심어 놓았었는데 어느새 잎을 내고

그늘을 만들고 급기야는 저리 낙엽을 쏟아놓는 나무로 자랐습니다


처음에 심어졌을때는 옆에 보조대로 묶여 지내던 아주 애기 나무였습니다

사 계절이 지나가도 잎 하나 내지 못하고 지 몸 하나 건사하기도 바뻐 보이드만

십년쯤 지나니 어린티를 확 벗고는 제법 건장하게 보이기까지 하는 나무로 자랐습니다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그 동네가 언제쯤 만들어졌는지는 나무가 말해줍니다

새 동네였을적에 시에서 심어 놓은 나무를 보면 되니까요

해마다 무럭무럭 자란 나무로 올해는 낙엽을 긁어 모아야 할것 같습니다


 

집 앞에 나무를 바라보다  봄이 올때도 여름 더운 날에도

혼자 자주 찾아가는 곳, 세인트 제이콥스의 산책길에 갔습니다

 

 

세인트 제이콥스 마을에 가면 시간이 머물러 있는듯한  모습에서 무언의 위로를 받는 듯 합니다

더디게 변화하는 혹은 옛날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속하는 세계 유명한 슬로우시티만은 안해도

이곳도  많은 곳에서 100년전 혹은 더 오래전 지켜오던 전통의 

삶을 고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종교의 힘이긴 합니다만

어찌하든 그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세인트 제이콥스는 캐나다 시골마을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문명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어 마차가 운행수단이 되는 동네이기도 합니다

 

 

혼자 있고 싶을때면 찾아가는 장소입니다

어렸을때 혼자만 숨을수 있는 숨겨둔 비밀공간같은 ...

읍내에서 시작해 1.5킬로미터길을 걸어갔다 다시 돌아오는 산책길입니다

 불과 한주전만해도 이렇게 까지는 아니었느데 어느새 낙엽이 가득 쌓여버렸습니다
 

 

조금 열받는 일이 있다거나

마음에서 비워낼 일이 있다거나

갑자기 입맛이 돌아 한국의 맛있는 음식이 생각이 난다거나

공연히 울적해져서 기분이 우욿하다거나

이렇게 계절이 바뀌는 시절이 된다거나

어쩌다 시간이 남을때면 걷는 나의 전용산책길입니다 ㅋㅋ

 

 

가고 오고 딱 40분정도의 산책길입니다

혼자서 걸으니  누가봐도 매우 힘차고  씩씩한 걸음입니다

머리위로 철교도 하나 지나가고 옆으로는 

강을 끼고 드 넓은 옥수수밭이 있고 그렇습니다


반환점을 돌아 다시 돌아와야 하는 코스이기에

항상 반환점까지는 별로 옆도 안 돌아보고 열심히 걷습니다

그러다 반환점을 돌고 나면 가는길이 눈에 익고

밋밋한 길이지만 어디쯤엔 낡은 다리도있고 

어디쯤엔 쉴 만한  의자도 있는걸 알아서인지

여유있게 조금은 지루한 마음으로 떠났던 곳으로 돌아옵니다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혼자 있을땐 생각의 중심이 나로 시작합니다

그때에 내가 그 선택을 했던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을까

그때로 돌아가도 나는 다시 똑같은 선택을 했을까 등등

결혼, 이민, 직업 상황이 많이도 있었습니다...

우리도 두번 살면 좋을텐데 싶어지면 이 시가 생각이 납니다


가지 않은 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가지 않은 길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눈이 내려 더 이상 걸을수 없는때가 오기전에

더 부지런히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곧 눈이 내릴것을 아니까요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의 서곡  (0) 2014.11.07
10월  (0) 2014.10.23
추수 감사절  (0) 2014.10.09
안녕하신가요  (0) 2014.09.12
Try to Remember...  (0) 2014.09.1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