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이 지나고 보름도 지나고

엄마가 묵은 김치두고  새 나박김치를 담을때면

내 생일날이 돌아오던 시절이 있었다(?)

엄마가 늘 나에게 설날에 세상에 나오면 어쩔까 했는데 설도 지나고

다행히 보름찰밥도 먹고 나서 세상에 나와 참 잘했다고 하시며

 챙겨주던 나의 생일은 음력생일 날이었다

이민을 와 살면서

아이들이 엄마생일을 챙기기 시작하며

음력과 양력의 문화속에서 자라지 못한 아이들은

두서너번 엄마 생일을 놓치고는 아예 대놓고 불만을 터트렸다

새해에 달력을 받으면 음력으로 따져

가족의 생일날을 동그라미치던 습관적인  내 생각에

은연중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해서 생일을 챙겨주어야 한다는  바램이 있었나 보다

그래서 몇해전부터 가족 생일은 일절 양력으로 통일시켜

생일날이면 장미 몇송이라도 잊지 않고 받을수 있게 되었다

첫째 음력이 적혀있는 달력 구하는것도 쉽지 않았고

나역시 습관이 그랬었다는거지

굳이 음력을 고집하는 구세대(?)는 아닌지라

양력으로 생일을 하는거에 별 불만은 없었다

어떤날이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내가 이 세상에 어느날  태어났다는 그 의미만 있다면

어느 날이래도 상관없는것은 아닌가 싶었다

 

음력 1월생인 나는

올해에도 일찌감치 생일을 해 치웠다^^*

 

 

아이들이 만든 과일케잌

 

                                                                               유치원을 여기서 다닌큰딸의 한글카드

                                                                             <지금은 대학 4학년이다>

                                                                              틀린글자가 없는것같다 휴우~

 

올때 기저귀 차고 온  둘째의 카드

<지금은 대학1학년이다>

틀린글자-발해(바래)ㅎㅎㅎ

늦둥이 막내 여기서 태어났다

                                                                                   지금은 8학년이다

                                                                                  틀린글자-네가(내가) ㅋㅋㅋ

 

 

                                                    그리고 선물

                                     열심히 바르고 젊어지라는 부탁과 함께

                                      <돈은 아빠가 주었다고 후에 고백했다 요것들^^>

 

그런데 며칠전 한국의 언니가 생일축하해 하며 전화를 하였다

또 다른곳에 숨어있던 나의 생일...

언니가 챙겨준 나의 음력생일을 기억하자니

엄마의 나박김치가.

봄 방학을 맞아 재잘거리는 아이들로 채워지던 2월의 거리들이

한꺼번에 기억속에서 묻어 나온다

 

누군가 정의한 제 2가족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보았다

같이 늙어가며 같은것에 공감할 수있는 형제들,친구들 또는 이웃들이

나이를 먹어가는 우리들에게는 얼마나 소중한 존재들인지

그들은 나에게 또 다른 가족으로 불리는 집단들이라고 한다

가끔 세대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아이들과 나사이에

서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때에

종종 한국에서 살았다면  이런때에는 어떠하였을까

라는 상상을 하고는 하였다

 

언니의 전화를 받고는 또 다시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나를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 몹시 그리운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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