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스리기
스승이 말했다
"세상에서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은 단 한권이다
그것은 바로 마음이라는 책이다
자유는 당신이 지금 있는 자리에 만족하는것이다
진정한 자유는 욕망으로부터의 자유이지
욕망의 자유가 아니다"
아잔 브라흐마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중에서 류시화 옮김
사과를 사러 사과밭에 갔더니
가을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좋은 계절이지요
사과밭에 가는것은 사과도 필요했지만
가고 오는 시간 (소요시간 20분쯤?) *^^* 에
가지는 쉼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나 할까요
가면서 마음속에 삐죽이 나와있는 나의 생각을 다듬고
좋은 말씀 되새기며 귓가에 쇼팽의 녹턴을 들으며
사과도 사고, 마음도 느긋하게 하고, 짧은길 콧노래도 부르며 갔습니다
며칠전 아는 분과 만나 Brunch 를 했습니다
그 분이 그러더군요
한국의 중산층과 프랑스중산층의 차이를 아느냐고...
언젠가 어느 블로그에서 얼핏 본적은 있는것 같았는데
그 분을 통해 다시 들으니
한국의 중산층은 대충 뭐 30평이상 아파트에
2000cc 이상 차에 현금 보유가 1억이상이어야 하고
1년에 한번은 해외여행을 가며 월 수입 5백이상인-
프랑스 중산층은 한가지이상 외국어를 구사하고
스포츠나 악기 하나는 할줄 알아야하며
손님 접대시 나만이 할줄아는 별미가 있어야 하고
사회 봉사단체에 참여하여 활동을 하고
사회정의를 위해 목소리를 낼줄아는-
거기에 영국 중산층이 추가되는데요
페어플레이를 해야하고
자기의 주장과 신념이 있어야하고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하며
불의, 불법, 불평등에 의연히 대처하는-
대충 이랬습니다
중산층을 규정짓는것이 어떻게 다른지 보여집니다
솔직히 중산층이란 층을 굳이 왜 구분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두나라, 아니 세나라가 기준하는것이 무엇인지 보여집니다
일테면 물질과 정신? 외적인것과 내적인것? 돈과 개념?등등
그것을 두고 나는 한국을 폄하시키는것이 조금 불편해졌습니다
GNP 만불이 넘으면 사람들은 탈물질주의를 꿈꾼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2만불 시대를 넘었으니 달라지겠지요
경제적인것만을 추구하는 의식도 달라져 곧 우리나라도
중산층의 기준이 달라질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서점가에서 롱런을 했고
요즈음은 인문학 강의가 대세라고 하는것을 보면 이미 우리들은 먹고사는 문제외
다른것을 생각하기 시작했는지도 모릅니다
부조리하고 정의롭지 못하다는것을 아는데도
참는것이 미덕인 사회, 그냥 그러려니 묻어가는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것도 만만치 않은 고통입니다
사람들이 변하면 사회도 변하겠지요
캐나다에 살면서도 한국커뮤니티안에서 생활을 하니
한국기준으로 치자면 혹시 빈민층? 맞습니다 맞고요
의식만은 그래도 중산층이길 원합니다
오는 길에 어떤 아주머니가 권해준 Honey crisp 사과를 먹어보니
매번 내가 사던 갈라와는 다른맛이 있습니다
약간 새콤하면서 이름처럼 아삭하는 맛이 일품입니다
오면서 의도적으로 날려버리려 했던 소소한 생각들이 저절로 사라진듯 합니다
"그래, 지금 이 순간 무얼 생각할것인가
머리위에는 맑은 하늘이, 귓가에는 좋은 음악이,
입속에는 맛있는 사과가, 그리고 기다리는 나의 하루가 있는데...'
딱 요만큼 수준이 내 마음 다스리는 법입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