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school shopping
8월이 중순으로 넘어가면서는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달라졌다
집앞을 나서면 워터루 대학소유로 되어있는 넓은 밭에서
콩이 익어가고 옥수수가 익어간다
눈으로 자연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살아 갈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일 중에 하나임을 깨닫는것도 요즘에 일이다
아이들 개학이 한주만을 남겨놓고 있다
아침인지 한낮인지 구분이 안되게 늦잠을 자는 아이들에게
"저거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하게되고
아침에 일어나 부산하게 움직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언제였나 할때면
그것은 개학이 다가온다는 내 신호이기도 하다
6월 말부터 시작하는 이 긴 여름방학에
너희들이 할일이란 무엇일까
사명감을 가지고 한번 놀아봐라 했었지만
이건 놀아도 너무~ 논다 싶어지기도 하고....
집집마다 여름휴가들을 끝내고 돌아오고 이제는
서서히 Back to school 준비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일때다
그중에 Back to school shopping 이 있다
딱히 필요한것이 크게 없는데도 우리는 그냥 명목상
다리건너 미국 버팔로로 쇼핑을 다녀왔다
요즘 캐나다 루니가 미국달러보다 강세인 이유로다가
버팔로로 건너가는 레인보우다리와
버팔로시내로의 진입이 쉬운 Peace 다리는 쇼핑을 가는
온타리오 번호판을 단 차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국경을 통과하며 이어지던 도로는 막바로 도심을 통과하는
하이웨이가 되어 정확한 위치파악도 못한채 마냥 달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할 수없이 빠져나온 길이 하필이면 쯧쯧쯧....
(이건 인종차별 발언이 절대 아니다 그렇다는거지)
거리이름도 할렘street인 흑인동네이었다
쇼핑몰위치를 물어보려고 들어간 프라자 파킹장에는
100% 흑인만 있었고 맥도날드를 들어서니 순간 화면이 정지된듯한
고요함과 함께 100% 흑인들이 조용히 우리를 쳐다본다
순간 등에서 식은 땀이 좌악 흐르며 그들 사이를 소리없이 뒷걸음쳐 나왔다
그리고는 냅다 차를 몰아 어차피 모르는 길 마냥 달렀다
부서진 집들을 지나고 , 낙서가 되어있는 담벼락도 지나고
어쩐지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곳을 빠져나오니 언제 그랬냐 하듯
분주한 도시의 얼굴이 나오고 거리는 다시 우리들이 익숙한 사람들이 있었다
잘 생긴 백인한명 세워두면 영화촬영세트 같았던 그곳은
버팔로 슬럼가였던것 같았다
빠져나오니 순간 겁을 먹고 그들을 경계했던 일이
비겁했다 싶고 그들이 뭐 하며 미안한 마음 금할길이 없었다
내가 아는 Brown 도 흑인인데- 우린 친한데-
목화농장 톰아저씨 같았으면 안 그랬을텐데
하얀 조끼런닝구 입고
머리에는 빨간 스카프를 두른 힙합스타일의
젊은이를 보니 나도 모르게 그만.....
쇼핑몰을 왔는데도 아이들이 딱히 관심이 없다
땅에다 선을 그어놓고 여기는 캐나다, 저기는 미국 한것만 다를뿐
거의 모든것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인지 관심을 끌만한 것이 없는 이유이다
가지고 있던 미화로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Pretzel 도 사먹고 어슬렁거리다 보니 시간이 아깝다 싶었는데
아이들도 이제는 가자고 한다 하루 콧바람 쐰걸로 충분하다면서..
중국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고 다시 차를 타고 쇼핑몰을 나와
이번에는 익숙한 나이아가라 국경으로 왔다
" 무얼 그렇게까지 쇼핑을 미국으로 오는지 ..."
국경초소에서 검사관이 여권을 검사하고는 질문을 한다
'뭐하러 갔었니?"
"쇼핑하러"
"언제 갔고, 얼마나 썼니?"
"오후에 갔었고 , 한푼도 안썼는데..'
거짓말 아닌데 , 말 해놓고 나니 검사관과 우리 사이에 묘한정적이 흐른다
더 이상 질문은 없다
그러더니 상냥한 얼굴을 하고는
옆에 있는 이민국사무실 앞으로 차를 세우라고 한다
아하~ 못 믿겠다 이거지
내가 생각해도 어떻게 쇼핑을 갔다가
티셔츠 한장도 안 사고 그냥 왔다면 믿을 수 있었을까
오밤중에 우리는 차에서 내려 완전 주눅들은채로 벽쪽에 서 있고
검사관은 눈에 불을 켜고 샅샅이 차안을 뒤졌다
사실 많은 쇼핑객들이 세관을 통과할때 내야하는
세금을 피하려고 물건들을 감추고 영수증도 버리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긴 들었다
에이 아자씨 우린 아니야
모든걸 뒤로 하고 캐나다땅으로 들어서니 반갑고 푸근하다
미국처럼 경제성장이 빠르지 않아도
순박한 사람들이 , 나즈막한 도시들이 나에게는 편안하다
정말 한국에서 말하는것처럼 캐나다 촌사람 다 됐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