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세뤼지에 -Paul Serusier
폴 세뤼지에< 1864~1927>와 나비파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후기 인상주의 화가
파리 쥘리앙 아카데미에서 그림공부를 하던 폴 세뤼지에는
1888년 브르타뉴 퐁 타방 <Pont-Aven>이라는 작은마을을 여행하다가 폴 고갱 <Poul-Gauguin>을 만난다
그에게서 순수 추상미술에 가까운 그림을 배우고 후에 파리로 돌아가
의견이 맞는 젊은 화가들과 만든 모임이 나비파<Nabis> 이다
폴 세뤼지에는 나비파의 창시자이며 나비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예언자라고 한다
그들의 미술이 과거의 종교의 기능을 대신한다는 뜻으로 시인 앙리 카잘리스가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인상파가 자연의 인상 -미묘한 색채위주로 그림을 그렸다면
이들은 자기 자신의 내면을 그렸으며 후에 추상미술의 기초가 되었다
개성이 강했던 회원들의 분열로 1899년 나비파는 해체되었고 그들은 후기인상주의에 속하게 된다
시골길의 역마차 <The stagecoach Road in the Country with a Cart> 1903년
파리 오르세 미술관
후기 인상주의에 속하는 폴 세뤼지에의 그림을 보면 우리가 알고있는
인상파의 반고흐나 세잔 혹은 시슬레,피사로등의 화가들과는 많이 달라보인다
어딘지 원색을 과감히 사용하는 화법이 고갱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저 산모퉁이를 돌아 나와 넓어지는 길로 나오는 마차와 달리
좁은 길을 따라 저 산모퉁이를 돌아가면 무엇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긴다
베짜는 사람 The Weaver 1888년 파리 오르세미술관
이그림에서 보여지는 느낌은 다시 고전적인 화풍이 살아난듯하다
입체감이 살아나고 화가의 주관적인 해석보다는
보여지는 그대로를 표현한듯 하다
Laita강의 낚시하는 사람 Fisherman on the Laita 1890년 파리오르세미술관
원색을 사용하는데도 적막한 느낌이 느껴진다
무심하게 흐르는 강물과 땅거미가 내려앉는듯한 산허리의 어두움이
등을 보이고 낚시하는 사람에게 전달되어
어쩌면 그 사람은 한 마리의 고기도 낚지 못한채 쓸쓸히 돌아갈것 같은데....
브르타뉴풍경속의 엄마와 아이 Mother and child on a Breton Landscape 1890년
파리 오르세미술관
가로등이 있는 광장 Square with Street Lamp 1891 년 파리 오르세미술관
고독 Solitude 1891년 파리오르세 미술관
신학자 폴 틸리히는 외로움 <Loneliness>과 고독<Solitude>을 구분한다
외로움은 모든것들로부터 단절되는데서 오는 고통이다
고독은 내 존재의 근원과 하나됨의 희열을 누리는 "홀로있음"의 영광이다
폴 세뤼지에가 선택한 단어는 고독이다
곧 울것같은 이 여인의 고독의 가장 내밀한 본질은 무엇인가?
<강변의 세탁부> Laundresses at the Laita River 1892년 파리오르세미술관
르 폴뒤에서의 석양 the Seat at Pouldu SunSet 1889~1890년
수잔나와 장로들 Suzanne and Elders 파리 오르세미술관
은밀하게 그러나 적나라하게 목욕하는 여인을 훔쳐보는 장로들
나비파는 종교의 기능을 미술이 대신하기를 원했다
19세기말 철학이, 문학이 그랬듯 미술도 타락해 가는 교회에 던지는 메세지인것 같다
저녁 Evening 1906년 파리 오르세미술관
어둠이 내리고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지친 어깨위에서 삶의 무게를 느낀다
저들에게 언제쯤이면 노동의 굴레를 벗어날수 있을까
그런날은 올까....
미망인 A widow 1919년 파리오르세미술관
부적 The Talisman 1888년 파리오르세미술관
26.7x 21.3 작은 담배상자위에 그린 풍경화
고갱의 충고대로 보이는대로 그리는것을 시도한 이 그림은
나비파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살아내었던 1970년대에
어느곳에서나 흔하게 걸려있던 액자가 있었다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소녀의 그림, 그리고 푸쉬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가 적혀있는 액자
엄마따라 미장원을 가도
친구하고 짜장면(우리땐 누가 뭐래도 짜장면이지 자장면아니었다)
먹으러 중국집에 가도 늘 삶은 그대를 속인다고 했다
그러니까 슬퍼하거나 노여워 하지 말라면서...
나를 속이는 삶을 연민으로 풀어내는 이 나이가 되니 새삼 그 시가 입가에 머문다
인간들의 삶을 그려낸 폴 세뤼지에 그림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