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블로그를 한다는것

오후화실 2012. 7. 5. 16:26

 

 

 

 

 

오늘 문득 나는 왜 블로그를 하는가 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날씨도 무쟈게 더운데.....

 

어린시절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해 놓지않은 숙제때문에 개학날이 하루하루 다가올때마다 느껴지던 초조함.

그런 비슷한 감정을 마지막으로 올린 포스팅이

자꾸만 멀어질때마다 느껴집니다 검사할 선생님도 없는데 말이죠

 

처음 시작할때는 아주 편안하게 시작했는데

어느정도 하다보니 다른 블로거들과 비교도 되면서

특히 이것도 매일 밥먹는것처럼

꾸준히 매일 글을 올리는 블로거들을 보며

선천적으로 게으른 나 같은 사람은 하는것이 아니구나라는 자각도 해 봅니다

 

개인적으로  글을 잘 쓴다거나

뭔 특기가 있어 나만의 공간을 잘 꾸미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기에서 이 캐나다땅에서

허벌나게 맛있는집.혹은 멋있는곳을 찾아다니며 소개할만큼

내 삶이 여유로운것도 아니어서 (또 그런집이 많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러다보면 만만하게 이용하는것이  내 가족이아기,

내 이야기가 주로 인것같았습니다

 

아이들이야기는 자칫하면 너 자랑질이냐 라는 소리 들을것 같고 ㅋㅋㅋ

(자랑할것 없지만  좋은것만 쓸테니까)

내 이야기는 벌건 백주 대낮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나씩 옷을 벗는것같은 부끄러움울 느끼게 되고

하여간 왜 나는 블로그를 하는거지?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시작은 좀 떨어져 있는 딸과 소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엄마를  막대기 든 교관쯤으로만 여기는 딸에게

여자인 엄마모습을, 사람인 엄마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오늘은 엄마가 무얼 했는지 날씨가 좋아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여기 부모들처럼 매일 사랑해 하는 말을 못했지만

엄마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대 놓고 이야기하는것보다 이렇게 흘리듯

써 놓은 글들에서 딸아이는 엄마를 조금씩 알아가기 원했습니다

 

글을 올리면 딸아이는 꼬박꼬박 챙겨 읽습니다

그리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한번씩 만날때마다 묻곤 합니다

그랬는데 이것도 블로그라고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있는것 같아

감사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고 약간의 책임의식도 생기고

그러다보니 혼자 나라를 지키는 병사처럼

"그래  얼심히 해 보는거야'하며 두 주먹 불끈 쥐어 봤지만! ^^

 

평소에 컴퓨터를 잘 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가끔은 그나마 멀리하려고 노력도 하니 ...

 

 

이렇게 더운날에는  시원한 지하실로 기어 내려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흘러간 영화를 본다던가

시원한 냉녹차 한잔 옆에 끼고 대자로 누워

읽다 둔 책을 보는것을 태생적으로 좋아합니다

   이런 날 보고 우리 엄마는 한마디로 정의를 내려주셨었지요

"이그 저 게을러 터진것,,," 이라고 -_-

 

내일도 무쟈게 덥다는 일기예보입니다

내일 별일이 없으면 지하실로 기어 내려가

오래전에 사 놓은 "닥터 지바고" 한편 볼려고 합니다

 

 

 

중학교시절에 본 것같은데

비디오가게에서 오래된 영화을 발견하면 집으로 가져옵니다

주제곡 라라의 테마를 들으며

눈 덮인 광활한 러시아 대륙을 보다보면

조금은 더위가 가시지 않을까요?

영화 보고 나서 또 생각하겠지요

"블로그를 해~ 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