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횡설 수설

오후화실 2012. 3. 24. 23:08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옛날처럼 그렇게  적당히 그러려니 했을걸

어쩌자고 갑자기 윤리가 어떻고, 상식이 어떻고... 요사이 며칠 후회가 막급이다

나의 의식속에서 옳은것과 그른것의 대한 판단이 있다해도

내 입에서 이 말들이 나가는 순간

나는 비판적인 사람이 되고, 다혈질인 사람이 되고

조용한 연못에 돌 하나 던져 파문을 일으키는 사람이 되어버린다는것을 알았다

이 좁은 이민사회에서 살아남을려면 조용히 침묵해야 한다는것도

이민 초짜도 아닌 내가 또 알아버렸다

 

본국이 발전하는 만큼 이민사회도 많이 발전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이민자들의 구심점이  교회인것은 별로 달라진것이 없는것 같다

15년전, 커버가 빨간색인 성경책을 내손에 쥐어주며

"이민가면 교회 다닌다더라"하던 친구의 말처럼 나는 지금까지 교회를 잘(?) 다니고 있다

이제까지 그래왔던것처럼 그냥 그렇게 주욱 잘 다녔으면 됐을것을

어느날 내 안에서  생겨난 의문은 교회 앞마당만을 밟던 나에게 새로움을 요구했다

"이렇게 살다가 어느날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는 누구인가'

왜 그랬을까.....

 

니체의 <서광>이란 책에서 이유를 발견해 본다

"오후는 자기 그림자가 최고로 길어지는 시간

황혼은 위험하다, 하루중에서 일이 끝나고 피곤해 지는 시간이다

인생의 황혼기는 삶이 피곤하고 길어진 자기 그림자에 놀래 신일줄 알고 신을 믿는 시간이다"

 

내가 나이를 먹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나보다

남의 나라에서 살고있는 우리들의 외로움과 고단함이 담보가 되어

그저 내 일신상의 구원과 축복만을 구하는 종교적인 형식의 신앙생활에서 벗어나

내가 이렇게 숨쉬고 살아있음에 감사를 느끼고 나의 감사가

그 누군가에게  흘러넘치는 신앙생활의 본질에 대해 생각이 들었다

우리끼리 머리박고 예배보고 "주여"하며 만났다 헤어지는 우리들의 모습이,

그렇게 좋은것이 좋은것이라고 방관하는 교회의 리더들의 행동이 평신도인 내 눈에 너무 부조리하게 보였다

정말 그것은 < 내 생각>이었다

 

요사이 며칠은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내 안에서 소리없이 불어오는 새로움에 대한 갈증때문이었다

어찌 이것을  "봄바람"이나"갱년기"로만 말할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