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루에 살기

워터루에도 봄은 오는가

오후화실 2014. 4. 24. 03:28

 

 

 

 

드디어 워터루에도 봄이 오는가 ...

뒷마당에 있는 라일락나무에 움이 트고 있습니다

아무리 기록을 깰만큼 눈 많고 추웠던 겨울이었지만 이렇게 움은 트고

멀지 않아 곧 라일락꽃 향기 흩날리는 훈훈한 봄밤이 올것입니다

 

두세사람이 모이면 모두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어떤 방송을 보았느냐에 따라 같은 소식을 각자 다르게 전합니다

다만 한가지로 모아지는 증상은 분노와 원망과 욕입니다

 

여기는 부활절 연휴를 보내고 있습니다

문득 간음한 여자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이 떠 올랐습니다

누구든지 죄를 짓지 않은자는 이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세월호 참사에 연루된 사람말고 우리 모두는 괜찮은 걸까요 정말...

아마 우리들도 그런 자리에 있었다면 내 개인의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잘못된것은 바로 잡을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었을까요

나만 생각해도 좋은게 좋은것이고 알지만 그냥 조용히 묻어가는것이

상책이지 않나 내가 뭘~ 하며 나역시 그렇게 살아갔으리란 고백이 나옵니다

 

함석헌 선생님의 자기로부터의 혁명이란 말씀이 생각납니다

"혁명을 하는 개별자들이 혁명되지 않은채 혁명을 하고 있다"

우리들 모두가 문제에 대해서 열띤 토론은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문제에 대해서 예외는 아니라는 거겠지요

각자가 혹은 국민 개개인이 달라져야 할 문제이지

정부시스템이, 정부관료들만이 달라져서 될일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3월 말 한국에 갔을때 느낀 일입니다

서울에 머무르는동안 교통수단으로 지하철을 타려고

아예 교통카드에 돈을 입력해서 수시로 지하철을 탔었습니다

방배동으로, 왕십리로, 시청으로 곳곳을 누비고 다니다가

환승을 하는 역에서는 주춤 헤메는 일이 생겨났습니다

 

언어가 안 되는 나라에서도 너끈히 타고 다녔는데

내 나라에서 이까이거.. 하고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았더니

한분은 정확히 턱으로 확실치 않은 어떤 방향을 가르키고는 사라지고

어떤 한분은 너무도 친절하게" 핸드폰을 사용하세요 "하는것입니다

헐~ 대략난감은 이럴때 쓰는 말같습니다 

 

전화기가 있었어도 인터넷이 내장되어 있지 않은 그것은 수첩정도의 역활만

되어 있는터라 사용할줄을 모르는게 아니라 사용할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확신을 합니다

그 다음 누군가에게 다시 길을 물어 보았다면

분명히  어떤 분이 친절하게 길을 가르켜 주었을것을..

하지만 이미 나는 주눅이 들었고 의욕도 팍 껶였고

이방인의 모습으로 지하철을 헤메이다 약속시간에 늦긴했지만

난 무사히 지하철을 탔고 나에게 불친절했던 그들을 향해 V자를 날렸습니다

 

가끔은 해외여행을 했다고 해서

또는 해외에서 오래산 사람이라고 해서

한국을 쓸데없이 폄하하는것을 난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각 나라는 자기나라에 맞는 문화가 있으니까

어느 특정지역을 기준으로 비교하는것은 맞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어느나라를 막론하고

인간들이 모여사는곳에는 인간들이 행해야하는

보편적윤리라는것은 있다는 생각에는 동의합니다

친절이나 정의, 배려.등등이 그런것인데

그런것들은  항상 타자에게 시선이 먼저 가야합니다

누군가가 도움을 청할때는 그럴 이유까지도 받아들여 이해하여야하고

불의앞에서는 내 개인 이익보다는 공적인 것에 시선을 두어야합니다

그것이 그 나라의 진정한 품격이 아닐까요

강호동이 외치던 " 나만 아니면 돼~" 는 아니라고 봅니다  

 

 

 

 

부활절 만찬을 딸들과 먹으며

이래도 되나 할 만큼 울고있는 사람들얼굴이

싸아하니 가슴 밑바닥을 훓고 지나갑니다

비록 멀리 있지만 세월호와 함께 한 어린 영혼들에 조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