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들이
아직도 눈이 앞마당에 그득하게 쌓여있는 3월에
혼자 2주간의 한국나들이를 하고 돌아왔다
때 맞추어 한국은 이상기온으로 꽃들은 만개를 했고
넓지않은 국토이지만 강원도며 충청도며
경기도등 쏘 다녔던 곳곳에서 오랜만에 꽃에 취했었다
사람들이 갑자기 한국을 왜 가냐고 물었을때
사람들이 몹시도 그리워서 라고 대답하니
웃으면서 농담하지말고 집안에 무슨일이 있느냐고 정색을 했다
그때 나는 내가 분수에 안 맞는 호사를 누린다는것을 알았다
비용과 시간면에서 만만찮게 투자가 되는 한국방문을 사람들은
그리 가볍게 나들이처럼 갈수있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들을 갖고
이민생활을 하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각자가 생각한 대로 살아가기 마련이라면
나는 지금 호사를 누린다는 것에 대해 동의핤 수는 없더는 생각이 들었다
10년 20년동안 한국을 가지 않다가도
한국에 계시는 부모님들의 부고소식이 들려오면
장례날짜를 미루어서라도 허겁지겁 한국의 장례에 참석하는
일반적인 이민생활의 룰을 바꾸었을뿐이니까
살아서, 만나고 사는것이 맞지않을까 ...
그렇다고 매번 그렇게 살지는 못한다 누구라도.
가끔 한번쯤 나처럼 삶의 위협을 받을만큼
사람들이 그리워지면 가는거다 이렇게
어쩌면 오랜 시간을 같이 하지않고 사는데도
친구라는 이름으로 한결같이 나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런 베짱도 부려보는것이 아닐까 싶다
1박 2일로 일단 동해안으로 같이 떠난 친구와
우리만의 이야기를 해대며 다녔던 속초와 강릉사이 바닷가
마구잡이로 내 걸린 미역을 보며 새삼 동해바다라는 사실이 다가왔다
그리고 무쟈게 세련된 커피집
온 세계커피가 다 준비되어 있어 옛날 동해바다의 그 수수한 이미지는
퇴색되어졌지만 맛있는 커피를 마실수 있어 좋았다는거...
어느면에서 모든것이 낮이 익은듯하면서고 낮설고
낯선듯 하면서도 낯이 익은것같은 느낌이
아마도 시간의 흐름을 무시할수는 없는것 같다
바닷가옆에 사시는 아주머니들의 일상이 낯익은듯 하면서도
외국의 한 풍경처럼 내 눈을 끈다
아마 화려한 슬레트 지붕이 더 내 눈길을 끌기는 했지만서두
친구와 하룻밤 묵은 속초의 콘도에서 바라본 동해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