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화- Life of Pie

오후화실 2013. 8. 2. 12:07

 

뒤 늦게 아이들과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몇년전에 책으로 나왔을때 이런 좋은책은 읽어주는것이 예의라며

큰딸아이에게는 책을 사 주고도 진즉 나 자신은 작년에 영화가 나왔을때

호랑이얼굴을 보고는 일찌감치 흥미를 잃고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이지 나같은 어른은.. 하며 작년 영화로 만들어졌을때도

관심밖이었습니다 3D 급 영상미와 이안감독이 만든 영화라고

강조를 해도 끝내 호랑이의 그늘에서 벗어날수가 없었는데

며칠전 자꾸만 영화를 보고난 아이들이 보라고 권하였습니다

 

 

캐나다 작가인 얀 마텔의 소설이 원작인 영화의 주인공 파이와 호랑이 리처드 파커입니다 

지난해 영화가 개봉되었으니 내용이야 이미 다 아는 상황이지만

작가가 결말을 독자나, 영화를 본 사람에게 선택할수 있게 열려놓아

모두들 자신의 생각으로 결말을 짓는 바람에 영화를 보고나서도 한참을

입에 침을 튀겨가며 썰전(?) 을 벌이게 합니다

리처드 파커는 누구일까요? 라는...

 

 

인도의 오래된 도시 폰티쉐리에서 동물원을 경영하는 사육사의 아들인 파이는

이슬람, 흰두교, 카톨릭을 고루고루 잘 믿는 종교심이 강한 성격입니다

동물원 경영이 어려워지자 아버지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캐나다로 이주하려합니다

콜럼부스처럼 새로운 땅을 향해 가자라는 아버지말에 콜럼부스는 인도를 발견했다며

인도에 머무르기를 원하지만 파이는 가족들과 일본배인 화물선을 타고 캐나다로 떠납니다

 

 

화물선에는 채식주의자에게 소고기를 건네며

소는 풀만 먹고 자란거라고  욱박지르는 고약한 요리사가 있습니다

거센 폭풍우가 불던 어느날밤 배는 난파되고 파이는 

죽음을 당한 가족과는 달리 작은 보트위에 남겨져 표류하게 됩니다

보트에는 발에 상처를 입고 움직이지 못하는 얼룩말이 있고

바나나 더미를 타고 구조된 오랑우탄이 있으며 하이에나가 있고

벵갈호랑이인 리처드 파커와 인도소년 파이가 있습니다

 

 

표류를 하면서 배가 고파진 하이에나는 얼룩말과 오랑우탄을 잡아 먹습니다

이틀동안 갑판위에서 사투가 벌어져도 꼼짝하지 않고

갑판아래 숨어있던 호랑이가 갑자기 튀어나와 하이에나를 잡아 먹습니다

이장면에서 파커가 튀어나오는 장면과 파이의 얼굴이 겹치는 화면이 보여지는데

 작가의 복선이 이안감독의 연출기법으로 표현되는 인상을 받습니다

설마 리처드 파커가 파이?

 

 

리처드 파커라 불리는 호랑이와 둘이 남게된 파이는

굶주린 리처드 파커와 사투를 벌이며 표류를 하게 되고

가까워 질수는 없지만 같이 갈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파이는 조금씩 파커를 조련하기 시작합니다

 

 

보트위에 파커를 머무르게 하고 뗏목을 만들어 포류하던 파이에게

과연 호랑이는 무엇이었을까가 사람들에게 던지는 질문중에 하나입니다

 

어떤이들은 살면서 만나는 고난이라고 했습니다

파이에게 파커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파이는  그렇게까지 오랜시간을 버텨낼수 없었을것처럼 

적당한 고난은 우리들 삶을 지키는 원동력이라는 메세지로 받아들인다고  했습니다

 

또 어떤이는 이성과 본능이라 하더군요

하이에나에게 잡혀먹는 오랑우탄을 보고 갑판위로 뛰어올라

하이에나를 해친 리처드의 행동은 우리들속에 숨겨진 본능의 표출이었다고나 할까요

이성이 사라진 자리에 인간의 본능이 남는다 뭐 그런...

 

 

 

227일을 표류하던 끝에 멕시코해안가에 도착한 파이와 파커!

모래밭에 아사작전인 파이를 버려두고 파커는 해안가옆 밀림으로 유유히 사라져 갑니다

눈물을 흘리며 파커를 바라보는 파이는 한번쯤은 뒤볼아보지 않을까 했다고 훗날 이야기를 하지요

 

 

구조된 파이는 일본 화물선 보험회사직원들의 인터뷰요청을 받게 됩니다

이야기를 들은 보험회사 직원들은 믿을수 있는 이야기를 해 달라는 말을 합니다

이때 파이는 배에서 있었던 동물이야기를 사람으로 바꾸어 이야기를 합니다

다리를 다친 얼룩말은 일본인 선원이고, 오랑우탄은 파이의 엄마이며

하이에나는 고약했던 요리사이고 리처드 파커는 파이자신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는 보험회사직원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냐고....

그것은 작가가 우리에게도 묻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믿고 싶은대로 믿고 그리고 그 믿음이 진실이 되기도 하니까요

보험회사 직원은  아름다울수도 있는 벵갈호랑이 이야기를 선택합니다

 

 

                  죠셉 말로드  윌리엄 터너  노예선 -죽은자와 죽어가는 자를 배 위에서 던지는 노예주들-태풍은 다가오고- 1840년작

이 영화를 보고 나는 그림하나가 떠오릅니다

영국화가인 윌리엄터너의 <노예선> 입니다

1800년대 초 아프리카에서 영국으로 흑인노예들을 실어나르는 배들이 있었는데요

노예선의 선장이 배에 전염병이 돌아 죽는 사람들이 생겨나자

죽는 사람에게는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고 실종된자에게는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을 알고

보험금을 더 타내기위해 손발이 묶인 살아있는 노예들을 마구미구 바다로 던져버리는

광경을 그린 윌리엄 터너의 대표작이죠

아무리 흑인 노예라고 할지라도 사라진 인권을 유린한

사악한 선장들에 대한 화가의 분노이겠지요

 

파이의 이야기속에 얼룩말로 표현되었던 일본인 선원을

하이에나였던 요리사가 죽여서 그 살로 목숨을 유지하는 이야기가

잔인한 인간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뭐 상상은 각자 하는걸로 열려 놓았으니 생각하고 싶은데로 하면 되겠지요

숨겨진 인간들의 잔혹성을-본능같은 - 다시한번 느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