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후리지아현상?

오후화실 2013. 3. 28. 02:57

 

 

 

 마르셀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주인공이

홍차에 마들렌을 찍어먹다 불현듯 어린시절의 기억속으로 빠져드는 내용이 나온다

이것을 두고 이른바 프루스트현상이라는 심리학용어가 생겨났다고 한다

나, 봄만 되면 후리지아 한 묶음 사서 집안에 들여넣고 갑자기 신나는 느낌을 갖는것,

이것을 두고 나는 <후리지아현상>이라고 해야 하나....

 

부엌 한 모퉁이에 고흐의 <밤의 카페>를 걸어 넣고

그 밑에 후리지아 한 묶음 꽂아놓으니

오며 가며 풍기는 꽃 향기에 내 의식속 어딘가에 있던

기억할수 없는 기억들까지도 생각나 수시로 혼자 즐거워 한다

<과거는 지성의 영역 밖

우리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어떤 물질적인 대상안에 숨어 있다> 마르셀 푸르스트

라고 하셨는데 이건 참 정확한것 같다

 

 

 

바다가 좋아 ? 산이 좋아?

짜장면이 좋아? 짬뽕이 좋아?

만두가 좋아 ? 찐빵이 좋아?

사과가 좋아 ? 배가 좋아?

꽃이 좋아? 나무가 좋아?

 

끊임없이 제기되는 질문속에서 단호하게 선택을 해야할때에

흔들림없이 나는 바다를, 짬뽕을, 만두를, 배를,그리고

나무를 선택했었지만 잠깐 내 선택에 흔들릴때가 있다

 

1년중에 한번 꽃이 좋은가 하고 흔들릴때가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