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품격
누군가에게는 별일이 아닐수도 있는일에 대해
요사이 며칠 은근 씩씩대고 지냈습니다
왜냐하면 주변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이
그러면 안되는것 아닌가 하는 일이 있었거든요
사람의 격을 가지고 말이죠
타고 난 천성이 천천히 열 받고 일단 열 받으면 오래가는성격인데
옆에서 누군가 많이 힘들게 하지 않으면 별로 열 안받고 삽니다
힘들게 한다는것도 내가 이해가 가는 상황이면
별로 노여움을 타지 않는것 같은데
혹 남들의 나에 대한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요
예를 들어 누군가 돈을 빌려가서 준다는 날짜에 못 갚았을때도
정말 그 사람이 못 갚는이유가 진정성이 느껴지면
꼭 받아야되는데라는 생각이 사라집니다
뭐 많은 사람이 그러하겠지만...
그래서 가끔은 사람들이 사람을 참 편하게 한다고
칭찬같은 이야기도 듣긴 하지만 그 이면에는
또 다르게 무지하게 까칠한 면도 있습니다
가끔 남편은 운전할때 stop 싸인에서 멈추지않고는
혼자 멈추었다 치고 슬그머니 그냥갈때가 있는데
그럴때 나는 무지 열받습니다
서 래잖아, 아~ 서라고, 왜 안서는데....
차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길에서 신호등이 빨간불일때
상황적으로 건너가도 별 무리가 없다 싶으면
사람들은 당당히 건너가는데
혼자 건너가지 못하고 파란불을 기다립니다
그럴때 같이 간 사람들의 " 어흐 잘났어 정말" 하는 눈길
나도 아는데 어쩌라고요
빨간불일때 건너가면 안된다고 배웠는데
당신들도 국민학교 좋은데 나와봐 그거 못 건너지 ㅋㅋㅋ
페르난도 보테르 <Fernando Botero Angulo> Mona Lisa 1978년
알량한 내 도덕심을 말하고 싶은것이 아닙니다
어렸을때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예절이나 규칙을
도덕이라는 과목을 통해 배운 목적은
사람으로서 지켜야할 품격을 갖추라는 이유일것입니다
품격이 어린시절 배운 예의나 규칙에만 의존하는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어른이 되어서는 스스로가 사람으로서 해야될일과
해서는 안될일 정도는 가늠할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것이 곧 그 사람의 인격이 될테니까요
사람에게서 품격이 느껴진다는것은 거창한것보다
소소한 일상에서 잘 보여지는데요
작은것을 잘 지키고
부조리한 것에 대하여 분별력이 있으며
자기자리에서 나의 본질을 깨닫고
더불어 이웃들과 공감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작은 성실함이 느껴질때 나는 그 사람의 품격을 봅니다
좋은 옷이나 좋은 차보다는 좋은 말과 좋은 행동에서
그 사람의 격조가 느껴진다는 것은 맞는 말인것 같습니다
페르난도 보테르<Fernonda Botero Angulo> After the ArnolfiniVan Eyck 1978년
품격 있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것은
내 삶이 훨씬 풍요로워 진다는것을 느낍니다
요 며칠,
빨간불인데도 큰 영향이 없으면
건너가도 괜찮은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파란불을 기다리는 그런
외로운 마움이 들어 그냥 한마디 해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