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사티와 수잔 발라동
19세기 회화의 중심은 파리입니다
에콜드 파리, 즉 파리파라고 불리던 화가들이 모여 그림을 그리던
몽마르뜨는 화가뿐만이 아니라 예술인들에게는 고향같은곳이지요
몽마르뜨언덕 하면 제일먼저 몽마르뜨의 화가라고
불리는 모리스 위트릴로를 떠올립니다
사생아로 유명한 모리스위트릴로에게
또 하나 유명한 사람 나중에는 인정받는 화가가 된
엄마 수잔 발라동이 있습니다
몽마르뜨언덕을 가기위해 지하철을 탄다면
<삐갈> 이라는 역에서 내려야 하는데요
이 역 주변이 파리의 홍등가 입니다
<파리의 연인> 드라마에서 김정은이 친구의 좌판행상을
하다가 거리의 여인으로 오해받던 곳이 이곳 삐갈이지요
<삐갈>에서 내려 골목길을 한참 걸어가면 사크레퀴르 사원이 나오고
사원뒤편으로 화가들의 골목이 나옵니다
몽마르뜨와 삐갈, 예술가와 거리의 여자...
그리고 에릭사티<1866년 5월 17일~ 1923년 6월 1일)와 수잔 발라동
에릭사티는 몽마르뜨 카페에서
피아노를 치던 가난한 음악가이었지요
모리스 라벨이나 바그너 같은 음악가와 동시대를 살았지만
정통서양음악에서 벗어난 그의 음악은 이단아 취급을 받으며 주목 받지 못한채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지만 1980년이후 인정을 받기 시작한 음악가입니다
흔히들 천재는 시대를 앞서 간다고 하죠
생각해 보면 그 시대의 흐름에 대항하는 새로운 형식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은 당대에 인정받지 못하고 늘
가난과 고독으로 생을 마감하는일이 많은것 같습니다
그런 그에게 일생에 한번 사랑이 찾아 옵니다
거리의 여자였고, 화가들의 모델이었던 수잔 발라동(Suzanne Valadon1865~ 1938)
에릭사티 <Erik Satie>
어쩌면 둘의 만남이 한 지고지순한 한 남자와
생을 거칠게 살아가는 잡초같은 여자와의
처음부터 이루어질수 없는 만남, 그런 통속적인 생각이 듭니다
우연히 하룻밤을 같이 보낸 에릭사티는
수잔 발라동에게 청혼을 할 만큼 빠져버렸다고 하는데...
3개월정도를 같이 보낸 수잔은 어느날 아파트 창에서
떨어지는 소동을 부리고 에릭 사티를 떠났다고 합니다
이유에 대해서는 벗은 몸의 수잔에서 죽은 엄마를 떠올린
에릭 사티가 다시는 사랑을 할수 없었다라는 말도 있지만 모르겠습니다
그 이후, 시대적인 상황으로 모두가 가난했던 그 시절에
여자의 몸으로 아들과 살아가기위해 수잔은
창녀취급을 받던 화가들의 모델일을 하게 되죠
수잔이 만난 르노와르, 로트렉, 드가...
화가들의 그림속에는 다양한 모습의 수잔 발라동이 있습니다
풍만하고 사랑스러운 여인의모습으로 그린 르노와르와
관능적인 모습의 수잔을 그린 드가,
그리고 신체적인 결함의 로트렉 (키가 152cm)은
삶속에 고단한 한 여인의 내면을 그리고 그런 로트렉에게
결국 수잔은 사랑을 느끼고 맙니다
로트렉이 그린 <세탁부> 수잔 발라동이죠
남겨진 에릭 사티는 어두운 골방에서
수잔을 위해 음악을 작곡합니다
난 너를 원해 <Je te veux>
그러면 뭐 합니까 돌아오지 않는 여자인데
57살 되던해에 죽은 에릭사티의 방에서
발견된것은 두점의 그림이었다고 하네요
자신이 그린 수잔의 모습과
수잔이 그려준 자신의 모습의 두 그림을 남겼다고 합니다
그런 사랑이 지금에 와서 인정을 받는 그의음악에
원동력이 되었지는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잔잔한 피아노의 그의 음악을 들으면 웬지 마음이 힐링이 됩니다
1980년이후 새롭게 나타난 음악중에
명상치료음악이라고 하는 뉴에이지음악이 있지요
지금 나오는 음악이 <그노시엔느> 4번인데요
그노시엔느라는 제목의 어원이 고대 혼합종교주의 운동중 하나였던
영지주의의 그노시스, 그노시즘에서 왔다고 합니다
1900년대를 살은 에릭 사티와 그의음악 그노시엔느
그리고 1980년이후 나타난 새로운 뉴에이지운동, 연관이 있을까요?
에릭사티와 수잔 발라동
단 한번의 사랑을 평생사랑으로 간직한 가난한 음악가와
아들의 친구까지도 연인으로 만들었던
수많은 남성편력을 가지고 있는
진정 자유로운 영혼의 수잔 발라동.....
모두 19세기말 몽마르트르에서 살다간 사람들입니다